'탁족濯足'
굴원屈原의 '어부사 漁父辭'에 
"창랑의 물이 맑거든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발을 씻는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는 말이 있다.

"물의 맑음과 흐림이 그러하듯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의 처신 방법과 인격 수양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읽는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좀처럼 자신의 몸을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웠던 선비들이 버선을 벗었다. 이미 기분만으로도 자유를 누린듯 했을터이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그 시원함을 느꼈을 갓 벗은 선비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고사의 의미는 세속을 떠난 은일사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스스로 자신을 옭아메고 있었던 도덕과 규율에 닫힌듯 살았던 선비들이 더위를 쫒는다는 핑개삼아 그 엄격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본격적인 더위 앞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때이다. 맑은물 흐르는 계곡이 멀다면 거실에 찬물 떠놓고 발 담궈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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