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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 -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 ㅣ 사과문고 이청준 판소리 동화 52
이청준 지음, 구보람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심청의 빽은 무엇일까?
"아이고, 아버지!"
"아니, 누가 나더러 아버지래여! 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무남독녀 내 딸 청이가 물에 빠져 죽은 지가 삼 년이나 되었는데, 어느 누가 이 봉사더러 아버지래여?"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인당수 깊은 물에 빠져 죽은 딸 청이는 히늘의 도움을 얻어 이리 살아 돌아왔는데, 아버지는 아직도 눈을 못 뜨지 저를 못 보시니, 이 일이 웬일이오. 어서어서 눈을 뜨고 이 청이를 보십시오!"
"아니, 청이라니? 네가 내 딸 청이라니! 죽은 내. 딸 청이가 여기가 어디라고 이리 살아 돌아오다니! 그것이 정말이냐? 이것이 웬일이냐! 내가 지금 죽어 용궁엘 들어왔느냐. 꿈을 꾸고 있는 게냐. 꿈이라면 깨지 말고, 꿈이 아니거든 어디 내 딸의 얼굴이나 한 번 보자! 그런데 이것 어디 눈이 있어야 너를 보지. 아이고, 답답해라. 답답해 죽겠구나!"
심봉사가 용궁에서 살아 돌아온 청이를 만나는 대목이다. 판소리 심청가의 눈대목이나 마찬가지인 장면으로 이후 심봉사가 눈을 뜨고 온 나라 봉사들도 덩달아 눈을 뜨게 된다. 청이의 이름이 눈망울청(晴)이라고 한다. 심청의 어머니 곽씨 부인이 죽으면서 눈 먼 아버지를 봉양할 뜻을 딸에게 이름을 지어 유언으로 남긴 말에서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대략적인 흐름만 알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판소리 '심청가'의 근원 설화로는 삼국사기의 '효녀지은 설화', 삼국유사의 '거타지 설화'와 '빈녀양모 설화' 등에서 찾는다. 이처럼 심청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전승되어 왔고 누구나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
이처럼 판소리 심청가는 잘 알려진 만큼 수많은 이본들이 있지만 대부분 한문과 고어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 '완판본'과 '신재효본' 등이 현대어로 다시 쓰여졌다고는 하지만 쉬운 우리말로 풀이된 것이 아니어서 그 뜻과 맛을 알기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이청준에 의해 판소리 창본 신재효의 심청가를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 '심청가 -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라는 동화다. 심청에게 무슨 빽이 있다는 것일까? 효가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도리라는 것을 사회적 구심점으로 살았던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그 빽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판소리 심청가는 사람의 근본 도리를 일깨우는 교훈을 전해주는 심청가는 사람의 참도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