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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이별하기
전영관 지음 / 삼인 / 2016년 3월
평점 :
더욱 사랑에 집중할 일이다
전영관, 그의 전작 '그대가 생각날 때마다 길을 잃는다'로 만나,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 그리고 동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에 공감하며 살아 숨 쉬는 그의 글에 관심이 많다. 일부러 찾아보는 저자 중 한명이다. 그의 신간 ‘이별과 이별하기’다.
무수한 이별과 일상을 함께하지만 정작 그 이별에 주목해서 이별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강구하지는 못했다.전영관의 책 '이별과 이별하기' 는 이별과 이별하기 위해서는 이별의 중심부로 들어가서 해법을 찾자고 한다. 이별과 직면하자는 말일 터이다. 이별은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사랑을 전재로 한 이후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별의 배경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말이기에 이별이야기는 곧 사랑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전재 뒤에 전영관의 "다만 사랑에 열심이었다. 사랑을 사랑했던 거라고 돌아보기도 한다. 주고 싶은 것과 받고 싶은 것이 다를 수 있음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자기 고백이 마음에 쏙 들어온다. 그렇기에 그가 말하는 이별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어떤 이의 문장은 읽는 동시에 전해지는 공감대가 있어 금방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지만 어떤 이의 문장은 읽고 또 읽어 곱씹어야만 대강의 뜻이나마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다. 개인별 차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별과 이별하기’의 거의 대부분의 문장이 후자에 속한다. 이별을 당하는 당사자의 마음 속 무게처럼 그만큼 버겁게 읽혀지고 무겁게 다가온다는 말이다.
책의 1부는 여자, 2부는 남자, 3부는 정반합으로 통합했으나 이별이 가진 모호함과 다양함을 변증법적 질문으로 걸러낼 수는 없는 일이었노라는 저자의 설명처럼 "이별이 저질러졌을 때마다 아파했으면서. 가버린 사람을 오래도록 미워했으면서"도 이별을 모르니 그 이별이 무거울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별을 감당해야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기승전결없이 펼쳐놓은 듯하다.
“시차는 엇갈린다는 뜻이니 만나지 못했다는 참혹이겠죠. 그러지 말아야 할 존재들이 겹치는 증상이니 통증이 폭발하는 구간이겠죠. 저는 지금 시차를 견디는 중일까요.”
이별의 과정을 겪는 모든 이들의 심정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엇갈리는 시각과 마음이 빗어낸 결과가 이별이니 그 이별을 감당하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별과 이별하기 위해서는 이 시차를 줄이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마치 이별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문장이 담고 있는 깊은 속내를 알아가는 동안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조금씩 탈출해가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별도 문장도 그 문장을 읽어가는 마음도 더디고 버겁다. 이별과 이별하기 위해서는 오직 사랑에 집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