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의 봄'

여전히 서리와 얼음으로 시작하는 아침이다. 생동하는 봄기운에 곧 사그라질 겨울의 끝자락이 참으로 길다.


햇볕이 부족한 이른봄 숲은 아직 키큰나무들에게 기다림을 요구한다. 그사이 어리디여린 생명들에겐 금쪽같은 시간이다. 이 짧은 봄볕을 누리지 못하면 존재를 부정당할 수밖에 없기에 필사의 노력을 한다.


현호색, 지금 이른봄의 숲은 너희들의 세상이구나. 짧은 순간일지라도 영원으로 사는 지혜를 배운다.


그대, 아직 남은 긴겨울의 흔적이 버겁다면 현호색의 여리지만 당당한 기운을 담아 봄날 하루를 열어가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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