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 숲 나들이'
조금은 아쉬운듯 내리는 봄비다. 그래서 다행이다. 숲을 향하는 발걸음을 막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비를 품은 숲이 전해주는 매력을 마음껏 누린다.


곡성 동악산, 악산이다. 가파르고 바위투성이 산이지만 생명과 사람의 마음까지 품은 그 숲은 넉넉하다. 옛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겨진 원효계곡에 들어선다.


봄비는 안개를 부르고 숲은 그 안개 속에 안겼다. 연분홍 진달래, 올해 처음 만나 색과 모양에서 반해버린 히어리를 여기서 다시보니 탄성이 절로난다. 남산제비는 단체로 원정왔고, 비자나무도 꽃을 피우고, 지난 초여름 계곡을 환하게 밝혔던 산수국도 새순을 내는 중이다. 알싸한 그리움의 노오란 생강나무 건재하다.


봄비 속에 길을 나선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람난 여인이라는 얼레지를 만나기 위해서다. 며칠간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가까운 곳 자생지 소식을 접하고 첫만남을 위한 발걸음인 것이다. 꽃잎을 뒤로 발라당 졌힌 화려한 사진 속 얼레지는 없었다. 봄비 탓이리라. 다소곳이 고개 숙여 햇볕 눈부신 날을 기다리는 얌전한 여인들만 무리지어 있다. 다행이다. 그 많은 여인들이 떼로 달려들지 않아서 말이다.


볕 좋은날 다시 찾아가 바람난 여인들을 떼로 만나리라. 난ᆢ봄바람난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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