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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수리 지음 / 첫눈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기
삶의 고비마다 의지가 되는 무엇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세월이 쌓여갈수록 깊이 느끼게 된다. 보통의 경우 그 의지 처를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조건, 사회적 관계에서 인간관계 등이 그 의지 처라면 늘 허덕이는 마음으로 매번 다른 의지할 무엇을 찾아다니느라 소비하게 될 것이다.
만약, 힘들고 버거운 삶일지라도 스스로 가진 내면의 힘을 믿고 그 힘에 의지하여 넘기 힘든 고비를 건너왔다면 어떨까? 외부의 조건에 의지하여 매번 끌려 다니느라 힘을 소진하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처럼 지극히 사소한 일상에서 그 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의 삶의 주인공임을 스스로가 겪은 자신의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로 풀어보여 준다면 어떨까? 많은 이들이 그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의 내면의 힘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는 kbs 인간극장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고수리 작가의 산문집이다.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방송작가로 지내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에게서 앞으로 살아갈 희망을 보았다. 미처 잊고 살았지만 삶의 무대에서 누구 하나 주인공이 아닌 사람은 없다. 나도 내 삶의 주인공이다. 그렇게 주인공인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 고수리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스스로 주인공의 힘을 발견한다. 신혼여행의 에피소드, 먼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의 전학, 아빠가 술 드시고 오는 날이면 엄마, 남동생과 함께 집을 떠나야 했던 순간, 오래된 친구와 만남 등과 같은 버겁고 힘들었으며 도망 다녀야했던 그날들의 기억이 건너지 못할 상처나 실패로 흔적으로만 남지 않고 “그래도 좋았다.”고 회상한다. 그 회상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딱 20일만 일상을 지켜보세요. 우리가 주인공이고, 우리 삶이 드라마예요. 어둠 속이 너무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으니까”
감동은 지극히 사소한 것에서 온다. 그 사소한 일상에 더 주목하고 살아야할 이유다. 자신이 발 딛고 선 땅 위에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하나 주목해 주지 않은 삶일지라도 그 삶의 주인공은 결국 자신임을 알아 스스로를 믿고 가면 지난 시간 속에 주인공으로 살았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는 멋진 제목에 내용도 독자에게 억지 부리거나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마음을 적시는 감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