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볕'이토록 붉어질 수 있을까? 다 봄볕 탓이다. 본래 바탕이 붉어서지만 그 붉음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 빛이 있어 가능하다.
봄볕의 사명은 뭇 생명들의 겨우내 닫혔던 문을 열고 그 속내를 붉게 물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물든 속내로 인하여 다가올 시간을 여물게 한다.
누군가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이렇게 붉게 밝혀줄 봄볕은 있다. 빛이 나무에 스미듯 자신의 일상을 늘 비춰줄 때는 그 존재의 소중함을 모른다. 후회가 언제나 늦는 이유다.
그대는 여전히 나를 붉게 밝혀줄 봄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