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시간'
태어난 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삶을 유지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에 버금가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나무가 부서져 사라지는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를 엿보는 동안 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본다.
스스로를 지탱했던 본체가 떠난 자리에 껍질만 남아 희미해져가는 흔적을 가까스로 붙잡고 있다. 한 때는 숲은 기대주로 당당하게 살았을 생명이다.
숲으로 돌아가는 나무가 살아온 시간이나 살아갈 날이 얼마인지 모르고 사는 나의 시간이 무엇이 다를까? 봄은 오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새로운 꿈을 꿀 것이다.
봄, 나는 다시 그 꿈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