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프지 마라 - 따뜻한 진료실에 번지는 눈물.웃음.위로
김정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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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진료실이라고 하면 우선 먹먹한 마음에 답답해진다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아주 특별했던 일이 있고부터였다건강해 보였던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처음 담당 의사를 만나는 진료실에서 무겁고 답답했던 마음이 치료과정에서 단 한 번도 그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늘 같은 무게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는 의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를 대하는 시각의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무미건조한 표정의 형식적인 질문이 의사와 진료실에 대한 닫힌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질병으로 절박한 마음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의사 그 중심에 무엇이 있어야 할까이에 대한 답을 찾은 듯하다.

 

질병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는 은사님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의사라는 직업을 다른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사 김정환의 진료실 이야기를 담은 사람아아프지 마라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이 책 사람아아프지 마라는 의사 김정환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면서 느낀점을 페이스북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고그 글을 바탕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진료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주로 의사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닐까환자는 언제나 의사 앞에서 나약한 존재이기에 의사의 역할에 기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의사 김정환은 환자에게 일부러 무엇을 하기보다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닫힌 마음이 그 자연스러움에서 열리길 기다리며 눈높이를 환자에게 맞춘다의사이기에 앞서 이웃이나 아들동생 때론 친구처럼 친근한 마음자리로 닫히고 아픈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의사다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진료실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늘 환자의 일상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기에 감춰둔 속 깊은 정을 보이는 어른에서 떠난 시어른을 그리워하는 며느리마음 약한 초보 엄마,여전히 청춘임을 은근하게 과시하는 젊은 오빠에 이미 커버린 어린 학생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슬픈 웃음을 자아낸다의사 김정환은 바로 그런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그 중심에 사람과 삶을 바라보는 의사 김정환의 따뜻한 시선이며다정한 다독임이다몸은 아파도 마음만은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애틋한 마음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사람아아프지 마라에서 의사 김정환의 따스한 시선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달리 주목해야 할 것이 있어 보인다병의 종류나 경중을 불문하고 환자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자신이 아프면서도 의사를 걱정해주고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결코 희망을 놓아버리지 않은 환자들의 마음이다의사 김정환이 주목한 지점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몸을 만지다 보면 몸속에 또 다른 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사람들은 그것을 맘이라고도 부르더군요저는 몸을 만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맘을 만진다고도 합니다.” 의사 김정환의 마음가짐을 대변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생명을 담보로 했던 절박함에서 무거움이 짙게 드리운 진료실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공간이다몸보다는 마음에 주목해주는 의사를 만난다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따스해지는 마음이다우리에게 바로 김정환과 같은 의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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