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낮추고'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다. 일상의 높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색, 질감, 맛, 멋, 향ᆢ등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익숙한 높이로는 다 알지 못하거나 알게되더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 높거나 더 낮은 자세로 자신을 변화시켜 바라볼때 비로소 시간과 공간이 상대를 향해 열리게 된다.


아주 조그마한 들풀을 보기 위해서는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이 수고로움이 가져다주는 세계는 놀랍도록 신비스럽다. 볼 수 없는 상상의 세상을 넘어선 가슴 벅참이 동반하는 것이다.


나를 열고 벽을 낮추어 대상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며 대상을 내 안으로 깊숙히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하여, 속 깊은 정으로 대상과 한발 더 깊게 만날 수 있다.


그대가 그렇게 보여주는 그 수고로움으로 오늘도 난 그대 앞에 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