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바라기'
겨울 햇볕은 시샘이 많다. 하늘은 감춰둔 눈 내려 온세상 하얀 옷 입히더니 같은 하늘의 햇살은 어느새 다 녹이고 맨 몸 드러내게 한다.


백탑 주변에 모여 살며 정과 뜻으로 소통하며 사람 사귐의 한 전형을 보여주었던 조선 선비들의 마음이 이와 다르지 않았으리라. 나이, 성별, 직업, 지역을 벗어난 마음들이 너브실 기와지붕 아래서 만나 노래로 꽃피워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그 달콤함에 취한 나는 남쪽을 향한 창밑에 기대어 짧은 겨울햇살의 따사로움에 비몽사몽 졸고 있다. 그 사이 소나무도 그 마음을 안다는듯 얼굴을 붉힌다. 먼 산 지는 노을에 얼굴 하나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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