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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정담 - 간송미술관의 다정한 그림 ㅣ 간송미술관의 그림책
탁현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간송미술관 소장 작품 지상전
간송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 '그림소담' 이후 두번째 발간된 책이다. '고화정담'은 간송미술관의 다정한 그림에 주목했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증폭되면서 외부로 나들이를 나왔다. 2014년3월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디자인박물관에서 3년 동안 '간송문화전'이 열리고 있다.
이렇게 '간송문화전'이라는 타이틀로 외부 나들이하며 대중을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간송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로망은 여전하다. 이것이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가 된다. 저자 탁현규는 간송미술관에서 연구원으로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많이 접했고 그에 대한 연구를 했으니 작품에 대한 감상 또한 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고화정담'에는 우리 풍경에 대한 겸재 정선의 자부심, 세상을 바라보는 단원 김홍도의 따스한 시선, 순간을 붙잡는 혜원 신윤복의 타고난 솜씨 등 '사군자, 영모, 진경산수, 풍속, 도석' 등으로 분류된 '신윤복,김득신, 김홍도, 변상벽, 정홍래, 정선, 윤두서, 김정희, 심사정, 유덕장, 윤득신'의 서른 개의 작품을 담았다. 늘 아쉬움으로만 남아 있는 간송미술관 소장 작품을 지면으로 만나는 흥미로움이 크다.
‘고화정담 古畫情談’은 옛 그림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정겨운 이야기라는 의미다. 저자가 이 책에서 옛그림을 독자들에게 읽어주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 여겨져 그림들을 대하는 마음에 정겨움이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두 가지다. 진경산수와 풍속으로 분류되어 겸재 정선의 그림과 김홍도, 김득신, 신윤복의 그림을 집중적으로 만나는 장면이다. 특히 진경산수에서는 오롯이 겸재 정선의 작품에 집중할 기회를 얻는다. 금강전도, 정자연, 용공동구, 녹운탄, 금성평사, 장안연우, 필운대, 박생연 등 정선의 마음이 깃든 작품을 탁현규의 시각으로 만난다.
또한, 숫자로 보는 ‘혜원전신첩’에서 저자는 ‘혜원전신첩’총 30면의 작품에 등장인물이 남자 89명, 여자 73명, 총 162명으로 남녀, 신분, 직업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에 분석과 통계는 신윤복의 그림 세계에 대한 한층 흥미를 가지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보인다.
그림을 읽어준다는 것은 그림 속 담긴 상징체계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본적인 그림에 대한 이해는 그림을 감상하는데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그것보다 우선이 되는 것은 감상자의 시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자신의 감흥을 제대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더 커진다.
같은 목적으로 같은 저자의 작품이 시간을 달리해 발간되었다. ‘그림소담’과 ‘고화정담’이 그 책이다.이 두 책에 소개된 그림에 대한 이야기로 다소나마 간송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