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이호준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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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로 만난 시인 이호준의 글에서 흙냄새가 난다흙이 사라진 도심의 이야기에서도 기억 속 흙냄새를 불러오는 이유는 그의 어떤 글이든 하나하나가 우리 모두가 발 딛고 살아가는 현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흙냄새는 고향이며 사람의 마음이다이 마음은 기억 속에 머물렀던 아련한 추억을 공유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호준의 글이 담고 있는 이 흙냄새가 가장 잘 녹아 있는 책이 있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이 바로 그 책이다. 2008년에 발간된 이 책은 시인 이호준이 이 땅에서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전국을 떠돌며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엮은 책이다.

 

"원두막섶다리보리밭대장간물레방아죽방렴 등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40가지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였다. '그때가 더 행복했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지나간 시간 속에 함께 머물렀던 옛 기억을 불러오게 한다.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책이다.

 

발품 팔아 전국을 누비며 찾아낸 것은 사람의 일상과 함께했지만 세월의 변화에 따라 사라져가는 사람의 흔적이다그 흔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여 한층 더 깊은 맛을 우려낸다그가 만들어 내는 맛은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한 애틋함이 담겨 있다그로인해 아쉬움이 더 커진다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이 겪었던 기쁨안타까움슬픔고통행복이 묻어난다.

 

더불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직접 찍은 사진은 현장감을 한층 살아나 글에서 느낌 맛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도록 하는 충동을 일으킨다이호준의 글맛에 이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요소다옛 풍경과 추억에 대한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갖는 매력이 여기에 있다고 보인다.

 

'떠나가는 것은 그리움을 남기네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책이 출간된 싯점이 2008년이니 오늘의 현실은 그때와도 많은 차이가 난다하지만 그 차이는 그 만큼의 더 깊은 그리움을 불러온다이미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만이 그것을 대신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의식은 추억할 것들을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동일한 상황이나 공간에 대한 기억을 공유한다면 그것은 공동체의식의 기반일 것이며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이 책으로 기쁨안타까움슬픔고통행복 등을 간직하였지만 이제는 사라져 가는 것들을 통해 내 삶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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