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깃'
시간이 더 깊어지라고 내리는 가을비라고는 하지만 숨도 쉬지않고 저리 내리니 그 무게가 조금은 버겁습니다.

산을 감싸며 내려오는 안개는 그 산을 점령할 마음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포근히 감싸안고 더 깊어질 계절의 끝에서 혹시라도 허망해할 그대를 다독이는 마음인게지요.

시간은 무겁게 내리는 이 비처럼 겹으로 쌓여 두터워집니다. 그대와 내가 쌓아온 마음처럼 그렇게 말이지요. 가을이 깊어져야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 비 그치면 이제는 옷깃을 단단히 여며야할 때가 될 것입니다. 옷깃을 여며 막아낼 추위는 걱정이 없습니다. 혹여 마음 깃을 여미지 못해 가슴시린 허망함을 맞이하지는 않을까 그것이 염려됩니다.

오늘, 이 비가 그토록 무겁게 쌓이는 것은 그대 마음 깃 여밀 준비를 하라는 신호입니다. 그대와 나, 우리를 염려해 비가 주는 그 마음을 담아 마음 깃 잘 여미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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