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다'
한곳을 바라보는 지극한 마음이 닿고자 하는 곳이다.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이 희미하고 매우 멀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하는 막막함 그것이다. 이는 상대를 염려하는 마음바탕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궁극에는 상대의 알 수 없는 미묘한 마음자리 그곳에 닿고자 하는 열망이다.

닿을 수 있을까? 애기나팔꽃의 촉수가 뻗어나갈 의지처가 아득해 보인다. 얼마나 더 나아가야 닿을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기어이 닿고자 하는 간절함이 강하다. 그러기에 저 애기나팔꽃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제 길을 간다.

이처럼 아득하다는 것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접점이 멀어 결코 닿을 수 없어 아득해 보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겹으로 쌓아온 시간을 공유하기에 알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상대의 마음자리에 대한 짐작이 여지없이 무너질때 오는 처연한 감정이다. 결코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상대의 마음자리를 발견하는 날에 느끼는 절망감과도 같은 것.

하지만, 아득하다는 것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는 것이 아니다. 애기나팔꽃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의지처를 향해 나아가듯 상대의 마음자리에 닿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 

하여, 마음자리 한구석이 아득히 멀어 보일지라도 그대를 향한 발걸음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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