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내기'
지극한 마음이다. 더할 수 없이 극진함으로부터 출발한다. 첫마음은 그렇게 세상밖으로 나와 갈 곳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순백의 바탕이 사나브로 붉게 물들어가는 것이다.
나무를 심는 마음 이와 다르지 않다. 뿌리를 내려 살 수는 있을까? 이름만으로는 체감할 수 없는 설램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까지 다 포함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내 뜰에 나와 함께 둥지를 튼 은목서가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순백의 첫꽃을 피웠다. 부지런히 뿌리내리고 줄기를 뻗고 잎을 내는 동안 벅찬 숨을 쉬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 꽃이 품고 있는 향기는 생명을 키워온 거룩한 향기다. 첫꽃의 향기가 더 달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여, 내 첫마음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본래의 마음자리를 살핀다.
마음을 내고 첫걸음을 시작한 후 돌고 돌아 나 역시 지금 이 자리에 섰다. 나무의 첫꽃을 피우기 위한 수고로움이 헛되지 않았음이며, 그 길을 걸어오는 동안 숨 쉴수 있었던 생명의 길이었다. 다ᆢ그대 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