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o Inbu
Memory of the Wind

2015.10.12-10.24 gallery 숨(전주)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 전선을 가르는 소리, 나뭇가지의 흔들림, 깃발이 펄떡이는 요란함, 처마 밑 풍경의 딸랑거림, 귀밑을 스치며 내는 소리ᆢ등 이것은 삶에서 일상적으로 체험하는 바람의 편린이다. 또한 청량하다, 웅장하다, 꿈틀거린다, 상쾌하다, 포근하다, 편안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서글프다, 두렵다, 서럽다ᆢ등 인간 내면의 감성을 통해서 바람은 묘사되고 인식되기도 한다.


어릴적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슬픔, 유년시절의 우울함과 서러움, 십대시절의 좌절의 모습, 그리고 청년시절의 분노와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모습, 낯선 나라에서의 희망을 꿈꾸는 모습ᆢ등 처음 구체적인 형상이었던 내 기억들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흐릿한 잔상으로 남아서 하나의 색채로만 인식되고 존재한다. 그 색채는 내 감성의 기억 속에서 일어나는 바람이며, 바람은 내 삶의 사유와 반추를 이끌어 낸다.


화면위에 찢어서 세워 붙이거나 둘둘 말아서 묶는 수백, 수천 장의 한지 조각들은 바람의 결과 화면의 율동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며, 그리고 한지의 유연함과 가벼움의 특징들은 바람을 묘사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2015 표인부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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