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시대를 넘은 공감, 기쁨과 정화의 향연
김재욱 지음 / 왕의서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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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전하는 사람의 풍경

고전이 여전히 의미 있게 읽히는 것은 사람의 감정과 의지를 담아내고 있으며 그 감정과 의지가 현대인들에게도 공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하는 이치라할 수 있다특히 한자문화권인 동양에서는 그 한자로 서로의 감정과 의지를 전달하며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였다.

 

한자와도 멀어진 현대사회에서도 한시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사람의 의지와 감정을 담은 한시를 매개로 옛사람과 현대인이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김재욱은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에서 "기쁜 일에 기뻐하고 슬픈 일에 슬퍼하는 마음에 현재냐 과거냐는 문제가 될 수 없다한시에는 옛사람과 내가 시대를 넘어 공감하도록 이끌어 주는 힘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한시를 통해 시대를 넘은 공감과 기쁨과 장화의 향연을 꾀하고 있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에는 사랑사람역사영물자연죽음친구라는 7가지 주제에 6~8 수의 한시를 실었다저자가 주목한 일곱 가지의 키워드는 사람의 일상으로부터 출발하는 거의 모든 감정과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이렇게 일상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감정과 의지를 담은 한시를 지은 시인으로 저자가 선택한 시인으로는 이백왕유를 비롯한 중국 작가와 최치원이규보이색박지원김창협권필황현 등 우리 역사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문인들이다.

 

현대인이 한시를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사유방식이 다른 시인들의 감정과 의지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와 더불어 한시 속에 숨겨진 상징체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저자는 어떤 방식과 이야기로 현대인과 만나게 할지 저자의 글맛에 기대가 크다.

 

아름다운 물가엔 꽃이 다투어 피었고 맑은 연못엔 물이 이리저리 흐르는데

서로 만나서 서로 잃을까 염려하여 목란나무 배를 나란히 붙여 다닌다

-당나라 최국보

사랑하는 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심정을 담은 시다이렇게 연인을 잃을까봐 노심초사하는 그 마음이 담긴 시를 비롯하여 첩의 신분으로 평생 남편인 조원을 그리워하다 사그라진 여성의 심정이 담은 이옥봉의 시도 만날 수 있다.

 

다소 의외의 시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이는 깁오농민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당대 지식인의 한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한말 우국지사로 널리 알려진 황현의 시를 통해 확인된다.

 

옛사람들이 시를 통해 담고 싶었던 감정과 의지가 다채로운 일상의 반영이기에 여러 가지 제약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생명력을 지낸다이는 문학작품의 생명력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한시의 글맛을 살려내 보다 가깝게 한시의 맛을 느끼게 해\하기에 충분하다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는 가을이 깊어가는 시기에 한시에 담긴 정서와의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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