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이면 좋겠다'
꼭 붉은색일 필요는 없으나 그래도 붉은색이면 좋겠다. 싸늘하게 식었던 가슴이 온기를 얻어 꿈틀거리기엔 이 붉은색이 제격이다. 

응어리졌던 마음 속 설움이 녹는다. 한번 녹아내리는 설움은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여전히 가슴을 죄는 시름마져 함께 녹는다. 설움과 시름이 녹은 자리 움츠렸던 심장이 온기를 얻어 다시 뛴다. 이 모든 자리에 붉은색 만이 적합하다.

붉디 붉지만 탁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짙어 무겁지도 않은 이 붉은색으로 다시 살아 저 산을 넘어 하늘 높이 날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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