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다는 것
풀잎 위에 앉은 물방울은 고요 속에 있다. 고요가 흐트러지는 순간 위태로워진다. 자칫 자신의 존재가 무너질 수도 있다. 선을 넘지 않는 균형감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만의 범주를 정해두고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것을 자신의 의지대로 통제하고 사는 이에게 이 선을 넘는다는 것은 강한 저항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누군가의 선을 넘고자할 때는 상대의 마음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앞서지도 말고 그렇다고 한발 물러서서 애써 확보한 거리를 포기해서도 않된다. 예민하기 그지없는 선의 미묘한 움직임에 촉수를 두고 스미듯 나아가야 선을 넘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감정의 조절이다. 오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조그마한 변화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넘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균형이 무너지고 존재가 사라질 수 있다. 애쓰는 수고로움이 과잉감정으로 상대를 도망가게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감정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 이는 관계의 깊어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서둘지 않을 것이다. 멈추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대와 나 이와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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