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런닝타임 139분, 짧지 않은 시간이다. 지루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만족스러웠다는 말도 아니다.
일제강점기. 손탁호텔과 미츠코시 백화점, 데라우치와 이완용,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 김구와 한인애국단, 윤봉길, 이봉창, 신흥무관학교,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내의 초라한 임시정부청사 ᆢ
익숙한 단어들이다. 어디에 주목해야 맥락을 잃지 않을까? 거의 끝나는 부분 반민특위 재판정에서 염석진의 모습이다. 살아남은 자들 모두 그렇게 당당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현주소가 여기와 맞닿아 있어 보인다.
우리가 원죄처럼 안고 있는 친일청산과 남북통일 문제, 해결되지 못하는 이 사안에서 자유로울 날은 올까?
139분 동안의 영화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나는 모른다. 영화를 보고 무엇을 읽을 것인가는 관객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고 해도 이 영화는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 공백을 오달수의 연기력에 의지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