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나의 서른 - 조금씩 채워져가는 나를 만날 시간
조선진 글.그림 / 북라이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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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른 즈음을 돌아본다

내 나이 마흔을 기다렸었다. 불혹(不惑)이라고 하는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는 일생을 회고하며 자신의 학문 수양의 발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나이 40를 불혹으로 규정한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미혹되지 아니함’.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음에 대한 이러한 규정으로부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 것이다. 삼십대에서 사십대로 넘어갔지만 일상에서의 변화는 없었다.

 

꼭 공자의 그런 규정이 아니더라도 스물아홉과 서른, 서른아홉과 마흔, 마흔아홉과 쉰 등 단위가 바뀌는 때를 기다리기도 하고 때론 그 시기의 지나침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태어면서 성장하고 나이 들어 죽을 때까지 특정한 시기를 규정하여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러더라도 단위가 바뀌는 특정한 시기에 도달하는 사람들은 그 시가가 주는 무엇인가를 찾아보려고 고심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어제와 오늘이 별 다른 차이점 없듯 서른도, 마흔도, 쉰도 그냥 일상의 하루일뿐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이렇게 특정 짓는 어떤 때를 규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삶을 돌아보도 자신의 현주소를 살펴 다가올 내일을 보다 알차게 살아가려는 차원에서는 대단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짝반짝 나의 서른"완벽하진 않아도 지금의 내가 좋다" 는 서른을 맞이한 일러스트 작가 조선진의 글과 그림으로 엮어진 책이다. 작가는 묻는다. 아직 청춘이냐고...ᆢ 일, 사랑, 인간관계 등 서른 즈음, 변화의 시점에 놓인 저자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며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일상의 고민과 변화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 에세이다.

 

나 아직 청춘일까,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낭만적 밥벌이는 환상일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지, 다시 배낭을 메고 떠날 수 있을까, 이제는 별일 없이 살 수 있을까.” 저자가 주목하는 화두라고도 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누구나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만큼 삶의 구체적인 모습과 직결되는 질문들이다.

 

청년에서 어른으로 진입하는 문턱인 서른,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어쩌면 삶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른, 누구도 아닌 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을 시간이라는 시각으로 접한다. 막연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스스로 묻고 답하다 보면 제법 멋진 어른의 모습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중심은 오늘에 있다. 내일은 누구도 모른다. 그 내일을 담보로 오늘 내 삶을 희생한다면 그 내일은 영원히 내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내 나이 쉰 지천명을 넘어섰다. 서른 그때로부터 옛 어른들의 시간법으로 강산이 두어 번 변할 시간이 지났다. 서른 즈음에 난 무엇을 생각하고 살았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서른 즈음의 사람에게는 지금, 이 현재의 중요성을 서른을 넘어선 사람들에도 서른 즈음의 시기를 돌아보며 지금, 현재를 보다 알차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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