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 생각이 많아진 너에게 필요한 영혼의 처방전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에픽테토스 원작 / 싱긋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살아가다보면 지금 나로서는 어쩌지 못하는 일이 늘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물음에 막상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인류가 살아오며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의 본질에 대해 묻고 답을 구해온 지 수 천 년이 지났지만 그리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 서양을 막론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 좋은지에 대한 대답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에 의해 설파된 삶의 지혜가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여부와는 별개인도 모른다. 지금 인류가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실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주 더딘 걸음일망정 앞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 의미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시대 철학자 에픽테토스 역시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놓고 있는 철학자들 중 한사람이다. 에픽테토스는 서기 55년 로마제국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자유를 얻자 스토아 철학 학파를 세웠고 인간은 삶이 아니라 오직 삶에 대한 반응만 통제할 수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명상록'의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제자 중 한명이다. 그의 사상을 제자이자 역사가인 플라비우스 아리아누스에 의해 강연집 형태로 후세에 남게 되었다. 이 책 새벽 3는 미국의 뮤지션 샤론 르벨이 에픽테토스가 남긴 편람어록에서 현대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선별하여 엮은 것이다.

 

짧은 문장에 현실을 대처하는 에픽테토스의 사상적 기조가 담겨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실용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내용으로 보인다.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으로 세상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탓을 것도 없다, 행복은 내부에서만 찾을 수 있다와 같은 텍스트에서 보면 사회적 환경과는 완전히 단절된 개인 차원으로만 문제를 국한시켜 혼자의 노력으로 극복해가라고 이야기 한다. 문제는 자신을 포함한 사회적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그렇더라도 의미 있게 다가서는 시각은 있다. 개인의 처지와 조건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현실을 인정하게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철학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철학이 비의적 신앙이나 삶과 관계없는 지적인 기술, 또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가를 보여주기 위한 어려운 문제풀이로 잘못 사용되는 것을 막고 세상 안에서 살면서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을 지향하여 행동과 철학을 결합하는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철학을 실천할 수 있다.”는 철학의 진정한 목적에 대한 확인이 그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과 세상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가 "세상이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 되물을 것 같다. 아마 그럴 것 같고 또 그렇게 세상을 보았기에 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이 거친 세상이 유지되는 것" 아닌지ᆢ. 세상을 끄고 나를 만나는 시간, 뒤척이는 당신을 위한 영혼의 처방전이라 하지만 그리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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