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조금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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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도 아닌 널 보러가야지 마음먹는 순간부터 내 머리를 떠나지 않은 시다.

그것도 전문을 다 떠올리지는 못하고 세번째 연만 줄곧 맴돌았다.

 

너를 만나는 순간, 얼어붙은 듯 어쩌지도 못하고 멈춰서

한참동안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는 날 발견하고서야 알았다.

왜 이 시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는지ᆢ

 

다시 널 만나러 갈 때도 여전히 떨리는 마음일테지

봄을 맞이하는 수줍은 새색시 마냥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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