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에게 물어봐?

속세와 인연의 끈을 놓아버린 수행자가 자신이 떠난 속세에 할 말이 있단다. 떠나 있었기에 속살의 민망함까지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기 저기 걸리는 것 없는 수행자이기에 오롯이 속내를 볼 수 있으며 바른 말을 할 수 있으리라 짐작은 한다. 무엇이 속세를 떠난 수행자로 하여금 속세의 사람들에게 말을 하게 했을까?

 

네이버에게 물어봐? 요즘 흔히 듣는 이야기다. 궁금한 일이나 생각해봐야 할 문제에 부딪치면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손안에 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통해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기에 누구에게나 통하는 말이 되었다. 이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근본 속성을 의심케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바로 생각하는 기능을 삭제하고 검색하는 인간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는 중이라는 말이다.

 

이런 현실에서 사유의 힘에 대해 주목하며 이를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남의 이야기나 머리가 아닌 스스로의 사고 속에서 무엇을 사유하여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삶을 꾸려가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이는 인문학과 철학 등이 대중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뿐 아니라 종교 지도자들 속에서도 주목하는 시대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법인 스님의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바로 인간이 사유의 힘을 잃어가고 있는 세상에 내놓고 있는 진지한 담론이다. 법인 스님이 절간이나 대처에서 소임을 하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 대둔사 일지암에 주석하며 만났던 스님, 범부대중과의 만남 속에서 느낀 바를 바탕으로 현대인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지혜를 찾아 나선 이야기를 담았다. 대승불교의 마음과 눈으로 속세를 버겁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삶의 위안이다.

 

수행자의 기본은 사유하는데 있다. 의심하는 바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그 근본에 이르는 과정을 몸으로 쌓아가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하여, 상유의 힘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바로 이를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삶을 버겁게 만들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방안으로 사유, 사색, 성찰을 제시 한다.

 

쉽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길을 선택하라에서 안도현의 연어의 주인공 은빛연어의 사유과정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로부터 출발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일으킨다. 더불어 나는 오늘도 출가한다에서는 출가의 기본 정신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20103월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대학생 한예슬 양의 대학을 버린 날에 대한 이야기와 싯다르타의 출가 그리고 법인 스님 스스로 출가한 바를 통해 출가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이는 결국 대승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과 자비의 실천의 조화를 통해 사회 속에서 실현해야 할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생각이 넘치고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혼란스럽지 않게 자신의 삶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중심에 사유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생각 그리고 사랑, 연습하면 무르익는다.”는 법인 스님의 이야기처럼 사유 또한 연습하면 무르익어 비로소 자신만의 사고를 통해 제 삶을 꾸려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