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기댄 畵요일 - 오직 나만... 위로하는 그림 전展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 그냥 좋아서

여전히 궁금하고, 가슴 설렙니다. 이미 알고 있으되 아직 온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그리움을 낳습니다. 그림이란 정녕, 이련 것이어야 합니다.”이런 고백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설렘과 함께 오는지 아는 사람들만 안다.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그 사람과 그것과의 관계가 만들어주는 이 좋은 것을 누리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이후 미술사학을 공부한 이종수의 그림에 대한 사랑을 쫒아가 보는 출발점이 그의 전작 이야기 그림 이야기이라는 책이었다. 이야기를 담은 도구로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으로 다시 이야기가 진행되는 순환구조를 통해 그림을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었다. 그 이후 우연한 기회에그림문답이라는 책을 몰입해 보다가 저자가 궁금해서 확인해 보니 바로 이종수 그 사람이었다. 바로 그 책의 저자 이종수의 다른 책을 만났다. ‘그림에 기댄 화요일이다. 그림과 마음이 통한 날을 저자는 그림의 요일, 화요일이라 부른다.

 

이종수는 그림문답에서 그림을 그렸던 당시로 돌아가 화가를 만나 그의 심정을 들여다보고 그 화가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림에 기대 화요일은 순전히 저자가 그림을 만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림을 공부하는 전공자의 시각이 앞서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지극히 사적인 감정에 이입되어 그림과 만난 이야기를 담았다. 가감 없이 보고 느낀 그대로를 담았기에 천편일률적으로 도식화된 그림 설명과는 차원이 다르다. 개인의 사적인 시각으로 보이지만 거기에 멈추지 않고 보다 의미 있게 그림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시각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저 내 이름 하나도 버거운 어느 날,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그리고 그들의 사랑도, 나를 휘감는 고독과는 무관한 날이면 전기의 '계산포무도', 그래도 괜찮아ᆢ,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간절하면 이암의 '모견도', 세상을 등진 채 살아왔던 시절, 그 시간의 의미. 나를 이해해줄 벗의 존재가 그래서 더 절실할 때면 윤두서의 '심득경 초상'을 더듬는다."

 

그림 감상은 자기 내면과의 조우와 화가와의 교감, 미감의 발견, 창작의 순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 그림이 그려진 시대상 문화상 이해 등 다채로운 통찰의 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텍스트가 가지지 못한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그림과 만나는 것이 꼭 이런 짜여진 각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보고 느끼는 것에서 다가오는 정도만을 이해해도 무방하다. 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저자는 , 라고 물어주니. 그렇구나, 끄덕이게 되니. 그림이 그저 그림만은 아닌 셈이지요. 인문학의 쓰임이란, 그 따뜻한 교감이란 이리 가까이 있는 것이겠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쯤. 그림에 기대어 나를 만나는 요일로 정해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인문적 삶의 즐거움을 누리길 권한다.

 

이재관 오수도, 정조 야국, 신윤복 월하정인, 김홍도 추성부도, 조희룡 매화서옥도, 김시 동자견려도등 이종수의 마음으로 만난 우리 옛 그림 24,

 

누군가에게 편히 기대어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할 때. 혹은 그저 넋두리라도 들어주고 내 외로운 길을 좀 지지해주었으면, 마음 간절할 때만나고 싶은 친구. 저자 이종수에게 그런 친구는 그림이었다고 한다. 저자처럼 그림을 통해 스스로를 위안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좋은 일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