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였으면 좋겠다 - 최갑수 빈티지트래블, 개정판
최갑수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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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안고 돌아오기 위한 여행

삶 자체가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삶을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상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그래서 여행은 삶의 현주소를 찾게 하는 기회가 된다. 먼 길이든 오랫동안이든 여행은 이러한 물리적 제한 조건을 벗어난 범주에 있다. 여행길에 오른 사람이 걷는 발걸음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국경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요사이 여행이라고 하면 그 범주는 더 이상 국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를 포함한 여행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여행서적으로 남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많고 많은 여행서적은 여행을 생각하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제각기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고 그 속에 담긴 여행자의 마음을 보고 느끼며 자신의 여행에 참고할 것이다.

 

여행길에 오른 사람이든 마음만 함께한 사람이든 여행서적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십중팔구는 대리만족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대리만족에는 가보지 못한, 여행길에 오르지 못한 사람으로 동경도 있을 것이고, 경험자의 마음을 통해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그 후자에 속한다. 여행자가 여행길에서 보고 느끼고 가슴에 담아 둔 이야기를 통해 삶이라는 여행길에 서 있는 자신에게 위로를 주고자 한다. 이렇게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는 여행자 중 한 사람이 최갑수가 아닐까 한다.

 

이 책위로였으면 좋겠다생의 탐색가, 시간의 염탐자, 길의 몽상가라고 불리우는 2008년에 발간한 최갑수의 여행 책 구름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를 새롬게 꾸민 개정판이다. 세계 각지를 발품 팔아가며 길 위에서 있는 동안 담아온 사진에 그 길 위에서 만난 마음을 짧은 글로 담았다. 이 책은 애써 여행의 과정을 쫒아가거나 이곳에 어디쯤일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거 페이지 속 가득 채워진 사진에서 전해지는 느낌과 글을 통해 공감하면 된다.

 

언젠가는 다시 떠날 것이고, 다시 또 돌아올 것이니까. 조금 힘들어도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믿는 것.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가는 것.”

 

최갑수의 여행에 대한 정의다. 그의 말처럼 여행은 떠남이 전재로 한다. 그 떠남은 다시 돌아올 것을 포함하고 있다. 떠난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 온 스스로가 자신의 현주소를 직시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스스로를 위로할 때 가능해 진다. “길 위에서 여행자로 산다는 건, 익숙한 현실에서 익숙한 고민을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여행은 현실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기 위해서다.

 

노트 한 권과 볼펜 한 자루와 운동화 한 켤레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라면 그 여행은 분명 자신과 만남을 불러올 것이고, 여행자의 눈에 비친 소소한 풍경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매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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