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500개 키워드로 익히는 역사상식
휴먼카인드 역사문화연구소 지음 / 휴먼카인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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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 있으세요?

이 질문에 대부분 망설임 없이 좋아한다고 답한다. 그렇다면 역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다시 문는다면 그 대답은 더디다. 글쎄요? 학생시절 수업시간에 배운 것 이외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자신을 발겨하곤 겨우 역사드라마나 역사소설 등을 떠올리며 머리를 긁적거리기 일쑤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더욱 시험이라는 통과의례를 지난 성인들에게 역사는 그저 흥밋거리를 넘어서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잘잘못을 이야기하기 전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규정하는 정부의 정책과 교육과정에서 역사를 다루는 시각을 먼저 따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대사는 제외하더라도 지난 역사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국민들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동북공정이나 일제침략의 처리과정 등 우리가 직면한 주변국의 국권침탈의 현장에서 국가권력이 이를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여, “‘안중근 의사(義士)는 성형외과 의사인가요?’, ‘야스쿠니신사(神社)는 야스쿠니에 사는 젠틀맨(Gentleman) 이라는 뜻인가요?’, ‘6·25는 언제 일어난 전쟁인가요?’”와 같은 웃지 못 할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한국사를 관통하는 중심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해설을 담은 책이다. 선사시대부터 삼국, 고려, 조선,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근현대로 구분하여 각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총 500개를 선정했다.

 

칠지도 : 의미-딸림 날이 각 3개씩 본체 양쪽으로 엇갈리게 솟은 독특한 모양의 백제 쇠칼, 설명-강철로 만든 우수한 제품이며, 금으로 글씨를 상감하였던 것을 통해 당시 백제의 뛰어난 제철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고대 한일 관계사에서 백제와 왜의 밀접한 교류를 입증하는 유물이다.

서얼 : 의미-양반의 자손 가운데 첩의 소생, 설명-서얼은 문과에 응시할 수 없었으며, 무과나 잡과에 응시해도 승진에 제한을 받았다.

단발령 : 의미-백성들에게 머리를 깎게 한 명령, 설명-단발령과 명성황후 시해를 계기로 같은 해 을미의병이 일어나며 본격적인 항일 의병투쟁이 시작되었다.”

이는 이 책에서 키워드를 설명하는 예다. 한국사 전체를 걸쳐 선별된 500개 키워드 전부가 이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는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사건이나 인물 등의 의미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면 각각의 사건이나 인물 등에 대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는 의미기 있어 보인다. 어쩌면 또 다른 시험대비책이 아닌가 한다.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상식을 500개의 키워드로 쉽고 빠르게 해결해 보세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및 공기업과 대기업 채용 필기시험에 대폭 늘어난 국사문항도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접합한 의미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단편적인 해설이 바른 역사상식을 통해 미래에 대한 올바른 길을 제시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역사인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심스럽다. 선정한 키워드에 대한 앞뒤 맥락을 살펴 그 의미를 올바른 역사인식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더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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