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진설 - 근황 인문학 수프 시리즈 6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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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은 작고 가벼운 이야기에 있다

누군가는 SNS가 또 다른 세상이라고 한다. 내가 사는 세상 말고 다른 세상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말이겠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현실과 SNS를 구별하고자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과연 이 둘은 그렇게 구별하여야 할 만큼 다른 세상일까? 물론 익명이나 대면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구별이 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과 같이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소통하는 것으로 본다면 특별히 구별하는 것이 유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SNS 공간에서 서로의 삶을 보며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활용은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계임이 분명하다. 일상과 SNS를 넘나들며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인간관계를 확장하며 그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인간의 삶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의 삶이 일상이 이뤄지는 시공간에 한정된 것을 무한으로 확장하고 있는 SNS 공간은 이제 우리들의 삶의 구체적인 현장인 셈이다.

 

페이스북의 내 페친으로는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등 대부분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올리다보니 조금은 부담스러운 만남이 있다. 이런 문학인이 내게 친구신청을 하게 되면 우선 내가 그 사람의 책을 페이스북에 올렸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부담스럽다. 인문학 수프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소가진설의 소설가 양선규도 그런 만남이었다. 아직 구체적 소통은 없지만 그의 책에 대한 느낌을 올리려고 생각하니 생기는 부담감이다. 그렇지만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 각기 자신의 시각으로 작품을 만나는 것이기에 독자의 몫을 다하면 될 것이다.

 

양선규의 소가진설(小家珍設)(근황)’은 인문학 수프 시리즈 장졸우교(藏拙于巧)(소설), 용회이명(用晦而明)(영화), 이굴위신(以屈爲伸)(고전), 우청우탁(寓淸于濁)(문식), 감언이설(甘言利說)(시속)에 이은 여섯 번째 책이다. 소설을 구성하는 다양한 플릇에 대해 소설가인 작가가 자신의 일상을 통해 소설과 사람들의 삶의 연관성과 그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양선규는 소설 쓰기는작고 가벼운 이야기생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라고 했다. 이번 책 소가진설(小家珍設)은 지난 책에서 미흡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더하여 보다 내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자신의 성장과정, 아이들, 영화이야기, 이웃과의 사귐, 페이스북 활동에서 얻은 지혜 등을 통해 얻은 지극히 사소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삶, 인생, 사회적 관계 등으로 사고를 확장시켜가며 독자들을 자신의 내면의 성찰로 안내한다. 다소 사족같은 이야기가 불쑥불쑥 끼어들어 미소를 자아내게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겪게 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끌어간다.

 

생의 진실을 밝히는작고 가벼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삶의 진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커다란 계기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덜 주목하게 되고 일상으로 겪다보니 지나치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작고 가벼운 이야기는 우리들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다. 작고 가벼운 이야기에 주목할 때 비로소 우리들의 삶은 훨씬 더 풍부해 질 것이다. 그동안 지나쳐온 자신의 삶에서 이제 이런 작고 가벼운 이야기에 주목해 보자. 반복되는 작고 가벼운 이야기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큰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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