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오주석이 사랑한 우리그림

 

미술사학자 오주석은 나의 스승이다. 내가 그를 만난 것은 그가 우리그림을 해설한 책을 통해서다. 이미 작고한 사람이기에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갈수록 만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해졌다. 마음과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여, 이른바 사숙이라는 관계를 혼자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저 혼자 좋아하는 것으로 그의 이름으로 발간한 모든 종류의 책을 구해 읽고 모아두었다. 내 책장 가장 가까운 곳에 소중히 보관 중이며 자주 꺼내 본다.

 

오주석(吳柱錫)은 열정적으로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미술사학자다. 단원 김홍도와 조선시대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미술사학자라는 평가 받는 그는 한국 전통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선 사람이다. 아쉽게도 2005249세로 생일 마쳤다. 오주석은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사랑한 사람이다. 클래식 기타를 능숙하게 연주하는가 하면 피아노, 첼로에 우리 악기 거문고까지 연주하며 삶의 깊이를 더하고자 열정적으로 살아간 사람이다.

 

오주석은 우리 옛 그림 안에는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인 까닭이 들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우리그림 하나 대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전국을 돌며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연을 해왔다. 그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知者 不如樂之者)"는 옛말을 인용하며, "감상은 영혼의 떨림으로 느끼는 행위인 만큼 마음 비우기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2004년 가을 다시 그를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그를 아끼던 사람들에 의해 사후에 발간된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그림속에 담긴 그림이야기를 다시 만나고 싶다. 오주석의 이야기가 중심일 것이다. 그가 해설한 그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옛 그림을 만나며 느꼈던 내 이야기를 조금 더할 뿐이다. 이 가을이 깊어가는 동안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내 마음은 한없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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