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 - 그토록 오래 주고받은 관계의 문화사
최원석 지음 / 한길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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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더불어 살아온 우리민족

나이 들수록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청춘을 가족과 자신의 삶을 위해 애쓰던 사람들이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조금의 시간이라도 생기면 찾는 곳이 산이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눈을 들어 어디를 바라보더라도 볼 수 있는 산을 굳이 왜 그렇게 찾아나서는 것일까? 산은 가슴속 깊숙이 들어와 우리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으면서도 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연과학이나 지리학적 접근이 아니라 우리민족에게 미친 산의 인문학적 영향에 대해 주목해 산과 사람의 관계를 밝혀낸다면 우리민족의 단면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산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하기보다는 등산이나 관광의 일환으로 산에 대한 애착을 보여 온 것이 현실이다.

 

최원석의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은 이러한 현실에서 산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산과 사람의 관계, 우리민족과 산, 산이 가지는 가치 등을 옛 문헌을 바탕으로 심층 탐구하여 그간의 연구 성과를 모은 책이다. 산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의 총화가 아닌가 한다. 저자 최원석은 스스로를 산가(山家)로 지칭할 만큼 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 연구자로 산의 전통지리학인 풍수와 근대적인 학문인 지리학의 연구방법론을 통해 한민족과 산의 오랜 관계를 밝혀내며 한국의 산은 사람과 산이 함께 어우러진 사람의 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은 산에 접근의 주제로 한국의 산, 한국인의 산’, ‘ 산의 인간화, 천산·용산·조산’, ‘사람과 산이 어우러져 살아가다’, ‘산의 인문학’, ‘명산문화와 산속의 이상향’,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산으로으로 삼고 각 주제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의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다양한 역사기록을 참고하고 그 속에 산과 관련된 기록을 찾아 분류하고 분석하여 총체적으로 산에 대한 조망을 시도한다.

 

우리에게 산은 무엇인가. 우리 겨레는 산의 정기를 타고 나서 산기슭에 살다가 산으로 되돌아가는 삶의 여정을 살았다. 산과 함께 지내며 어우러져 살았다. 우리는 어딜 가나 산에 둘러싸여 있고, 우리 눈에는 늘 산이 들어있다.”

 

산과 오랫동안 어울려 살아온 우리민족에 주목한 저자는 하늘과 산과 들이 균형 있게 조화되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의 능동적 역할을 중시하는 것이 유럽 및 동아시아에서 산을 바라보는 입장과는 다른 한국만의 특징인 점에 주목했다. 하여, 우리민족에게 산은하늘이 산으로’, ‘천산에서 용산으로’, ‘인간과 산의 조화라는 천인의 세 과정으로 요약된다고 파악한다. 이를 관통하는 핵심적 키워드는 산의 인간화을 꼽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산에 관한 이야기는 방대하다. 산에 이렇게 많은 분야가 관련되어 있는지 새삼스럽게 확인한다.

 

조선 지리서 산경표(山經表)에 의하면 한국의 산맥은 1개 대간(大幹), 1개 정간(正幹), 13개 정맥(正脈)의 체계로 이뤄져 있다. 그 기슭에 기대어 사는 우리들은 산으로부터 매우 많은 것들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 산과 사람을 하나의 흐름체계 속에서 파악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인문학적 시각으로 접근한 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바라 본 산은 우리의 삶을 둘러싼 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 이제 더 깊숙이 삶 속에서 함께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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