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맨발
한승원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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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가 출가한 이유는?

사찰에 가면 팔상전이나 영산전이라는 전각이 있다. 이 전각은 팔상도를 봉안한 곳을 말하며 이 전각에 봉안된 팔상도는 부처님의 일생에서 중요한 장면을 8가지 장면의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을 말한다. 팔상도의 구체적인 이름은 도솔내의상(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모습), 비람강생상(룸비니 동산에 내려와서 탄생하는 모습), 사문유관상(사문에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모습), 유성출가상(성을 넘어가서 출가하는 모습), 설산수도상(설산에서 수도하는 모습), 수하항마상(보리수 아래에서 마귀의 항복을 받는 모습), 녹원전법상(녹야원에서 처음으로 포교하는 모습), 쌍림열반상(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이해하고 그가 출가를 한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 부처님의 가르침의 궁극적인 이치를 알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싯다르타라는 기원전 5세기경 마가다국의 변방 카필라 성의 슈도다나 왕과 마야왕비 사이에서 태어났다. 왕위 계승이 보장된 태자로 봉해지고 궁궐에서의 화려한 삶을 포기하며 출가하여 백성들의 고통의 근본원인을 찾아 그것을 해결하고자 6년간에 걸친 수도생활 끝에 깨달음을 얻고 팔십 평생을 길거리에서 중생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삶을 살았다. 2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불교의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다.

 

사람의 맨발의 저자 한승원 작가는 그동안의 작품에서서민들의 애환과 생명력, ()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온 작가로 일컬어지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영혼의 스승인 석가모니 붓다의 삶을 소설로 써보고 싶은 오랜 염원을 담아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사람의 맨발에서 작가가 주목하는 부분은 출가에 있다. 무엇이 태자의 신분으로 보장되어 있는 삶을 버리고 출가를 하게 되었는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신격화된 절대적 존재라기보다 모든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실존적 고뇌를 거듭한 싯다르타라는 한 인간에 보다 주목한 것이다.

 

작가가 그려가는 싯다르타의 이야기는 부처님의 일생에서 중요한 장면을 8가지 장면의 그림으로 그려놓은 팔상도를 따라가고 있다. 고행 후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구도하려는 과정에 중신을 둔 것이 아니라 태어나 왕자로 살며 누리고 있던 호화로운 삶에서 카스트라는 철저한 계급 사회에서 백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 삶의 흔적을 찾고 그들의 고통의 원인이 무엇이며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없는가에 대한 구도의 길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장하고 싶은 무엇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싯다르타가 열반에 든 후 7일 만에 찾아온 제자에게 관을 뚫고 발을 내밀었다. 출가 후 평생 맨발로 걸었던 그 발을 내밀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의미를 보다 명확히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작가 역시 이 점에 주목하여 사람의 맨발이라는 이야기를 풀어갔다. 혼자만의 깨달음에 만족하지 않고 신분의 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의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싯다르타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는 곧 독자들이 싯다르타의 맨발을 통해 출가 정신을 잊지 말고 참다운 자유인으로 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여전히 계급사회인 현실에서 싯다르타의 출가정신을 통해 우리사회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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