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어떻게 담을까?
가사문학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담양의 한 정자에 올랐다
인적 드문 정자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건
있을만한 곳에 있다는 것이다
오늘 찾은 송순의 면앙정도 마찬가지다
넓은 담양 들녘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멀리 추월산 자락도 손끝에 머문다
200년을 넘게 살고 있는
참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다람쥐 좋아하는 열매가 가득하지만
흔적도 없다
좋은 곳에 올라
옛사람의 마음 비슷한 거라도 담고자 해도
비워둔 마음자리 한자리 없어
휑한 바람만이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글을 통해 만나는 옛사람들의 그 마음
여전히 모르겠고
나 역시 나름대로 살아가는 것이리라
이제 옷을 벗은 백일홍이
다음 시간을 맞이하는 마음과
닮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