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그린 이 시대 50대의 인생 보고서
송호근 지음 / 이와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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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 울지는 못하더라도...

나이 50이면 인생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까? 생물학적 수명이 늘어나면서 나이 50이면 마음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몸도 사회적 지위도 마음과는 멀어지면서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20대를 두고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시행되고 각계각층에서 한목소리를 내며 그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내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50대, 우리시대에 50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한 둘이 아니지만 그 어디에도 그들을 위한 시도를 목격하지 못한다. 일부 사회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대안이 제시되고 있긴 하지만 당사자인 50대들에게 얼마나 희망적인 대안이 될지 의문이며 그나마 위안이라도 되 주었으면 싶은데 그마저 여의치 않다.

 

급격한 산업화의 주역으로 당당하게 살아오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 둘 밀려나기 시작하더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시간도 없이 한꺼번에 수 천 명이 끈을 놓치고 사회로 밀려나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제 2인생은 삶의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첫출발선인 샘인데도 대책 없이 타의에 의해 몰리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가부장적 의식이 지배적인 부모세대와 무엇하나 부족함 없이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성장했던 자식세대 사이에 끼어 이 두 세대의 가교 역할을 하지도 못하며 책임만 지고 있는 50대의 현실에 대한 직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는 그런 의미에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가 아닌가 싶다. 사회학자인 저자 송호근은 자신도 이 문제의 50대 중반으로 대학교수라는 다른 50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호조건에 있으면서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고민하는 자신의 실재고민을 노출하며 이 시대 50대가 안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우리시대 50대가 안고 있는 현실문제는 가정에선 외로운 아버지로, 후배들 눈치나 보는 선배, 사회에선 보수적인 사람으로 낙인 되어 어느 한곳 마땅히 설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50대도 한때는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서서 목청을 높였으며, 사회에선 산업역군으로 든든한 기둥이었고, 따스한 가정을 꿈꾸는 가장이었다. 이 모든 것이 한 순간 허물어지며 자신을 돌아볼 기회조차 상실하며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밀려나고 있는 슬픈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하필 이런 때 찾아오는 것이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다. 잊고 있었던 자신에 대한 성찰이 이럴 때 찾아와 현실의 문제와 겹쳐 더 암울한 현실을 만들어 낸다.

 

이런 현실을 공감하며 저자가 내 놓은 처방은 독립하자는 것이다.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이제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남은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독립을 이야기 한다. 이 독립에는 다가올 죽음을 맞이할 준비이며 달라진 조건에 맞는 일에 대한 준비이며, 가족과 일 때문에 생각도 못했던 취미를 갖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나 둘씩 이런 준비를 하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을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여 길가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놓고 속으로 울지라도 가슴에 한을 쌓아 두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소리 내 울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속내에서 스스로를 다독일 힘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50대가 안고 있는 이런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역시 나의 현실이다. 남은 시간, 아니 다가올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송호근 교수의 이 책이 현실에 버거운 걸음걸이를 하고 있는 50대를 비롯하여 아직은 팔팔한 3, 40대에게도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어 미래를 희망으로 안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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