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

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

도시에서 길어야 30분 거리로 이사를 하고 저녁마다 밤하늘을 쳐다보며 달과 더불어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의 별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하늘의 별들이 공중에 매달리듯 공간 감각이 느껴지며 온갖 별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보였다. 그 별들이 보여주는 생동감에 지금까지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낯선 경험을 하며 우주에서 무엇인가 살아 움직이는 듯 한 그 느낌이 오랫동안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렇다고 나 자신이 별과 별자리에 대해 특별히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맨 눈으로 달을 보고 때론 스마트폰 어플로 별자리를 찾아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조그마한 노력에도 별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여 세상 모든 것을 품고 있을 것만 같은 우주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끊임없이 탐구해 가야할 세계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우주라고 하는 하늘 저편에 존재하는 별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단순한 별자리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별을 관찰하기에는 무엇인가 전문적인 지식과 그에 따른 장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여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나의 별에도 이런 심리적 제약이 존재하는데 우주라고 하는 공간은 더더욱 장벽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런 심리적 제약을 벗어버리고 미지의 세계가 주는 알 수 없는 매력에 푹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고 그들의 노력이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커다란 업적을 이뤄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학동네에서 발간한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우주를 느끼는 시간' 은 그렇게 별에 미친 사람들과 그들이 남긴 큰 발자국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머뭇거리며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가능한 열린 세계로의 우주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아마추어 천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의 경험과 아마추어 천문가들을 비롯하여 전문가들의 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더불어 태양계의 행성들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천문학적 지식을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무엇인가 복잡할 것만 같고 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만 생각했던 별을 비롯한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친근하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 이야기들 속에는 단지 흥밋거리로 머무는 것이 아니다. 비록 아마추어들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만을 담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때론 전문가들과 함께 우주를 연구하는 당당한 주인공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까지 있음을 확인한다. 새로운 별을 발견하고, 별자리의 사진을 찍으며, 별들이 활동하는 활발한 움직임까지 천문학 전 분야에 걸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벌이는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더불어 이제 막 별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별자리를 찾아보고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천체 관측 기술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초보자가 참고하면 좋을 정보들이 넘쳐난다.

'나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진짜 밤하늘을 볼 기회가 있다면, 만질 수도 없고 통제할 수고 없고 파괴할 수도 없는,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존재를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별들에서 보내는 반짝이는 별의 빛은 우리가 사는 지구와 별의 거리만큼 오래전에 별에서 보낸 빛이라는 것은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그렇더라도 반짝이는 별의 빛은 그 별을 바라보는 현재의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우주에는 지구가 포함된 태양계와 같은 은하계가 수없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다 알고 잇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주 어느 공간에는 사람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도 안테나를 하늘로 향하며 알지 못하는 메시지를 찾아 밤을 낮같이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일까?

별에 대한 관심, 어쩌면 인간의 알 수 없는 인식의 범위를 벗어난 존재의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우주를 바라보며 인간 존재에 대해 보다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빛처럼 인간의 삶이 빛날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