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체성 -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박석희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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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선 왕, 세종 무엇을 꿈꾸었나?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할까? 살아가며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는 문제다. 하지만 간단하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이는 한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치관의 문제이다. 개인도 이럴진대 하물며 개인들이 모여 구성한 한 사회의 성격을 밝혀주는 문제는 더 많은 어려움이 함께한다. 한 사회의 성격을 그 사회의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이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에서만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은 지난 역사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이를 어떻게 계승하는가의 여부에 의해 결정지어질 것이다.

 

비교적 가까운 역사인 대한제국과 조선은 한국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는 한국의 정체성을 밝히는 중요한 문제다. 역사의 교훈을 계승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현대사는 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점이 있다. 일제 식민지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그 선두에 서 있다고 할 것이다. 이는 조선의 역사를 파괴하며 한국의 정체성에 심각한 훼손을 입힌 일제시대의 잔재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는 것이 증명해주고 있다.

 

역사의 흔적을 찾아 조상들이 남긴 삶의 교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것이 남은 문화재의 대부분이 일제시대 때 사라지거나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그런 아쉬움보다는 남아있는 문화재와 역사의 흔적을 우리들의 손으로 올바로 보존하고 이를 계승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남은 문화재에 대해 올바른 이해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조선의 정체성’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 중 하나인 경복궁을 역대 조선의 왕 중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세종 왕의 시각과 생각을 유추하며 경복궁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경복궁 안의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을 찾아 그것들이 안고 있는 의미를 현재적으로 해설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선의 정체성과 역사를 재구성해내는 역사 스토리텔링서이자 궁궐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보여주는 세종의 조선과 백성들에 대한 사랑의 사상이 드라마 상의 흥밋거리를 넘어 어떻게 현존하는 건물과 궁궐 안의 공간에 구현되었는지 이를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알아보는 맛이 쏠쏠하다.

 

‘조선에 대해 알려면 경복궁을, 경복궁에 대해 알려면 세종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경복궁을 둘러보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곳의 주인인 세종의 시선으로 둘러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경복궁을 설명하는 기준으로 삼아 한 이야기다. 하여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이 일반 방문객의 시각에서 벗어나 건물을 짓고 공간을 마련했던 주인의 시각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해를 하길 바라고 있다. 그 출발을 광화문을 바라보며 경복궁으로 다가가고 있다. 세종이 백성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벌렸던 각종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을 실시했던 현장을 방문하는 것처럼 생생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왕조실록의 기록과 현장의 생생한 사진이 만나 마치 경복궁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이 갖는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어디로부터 나온 것인지 알아야 한다. 지금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으로 새로운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시간이 펼쳐진다.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고 또 한편으론 기대감마저 갖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에서 살펴보았듯 경복궁이 담고 있는 역사의 교훈을 살려 지금 우리시대 지도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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