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111展 : 서로 사랑하세요 - 김수환 추기경, 사진으로 만나다
김경상 외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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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커지는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

혼란스러운 현실에 불투명한 미래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가 무엇일까 하고 물으면 어떤 답을 할까? 개별화된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존재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자아를 실현할 무엇을 찾지는 않을지 조심스런 생각을 해 본다. 아무리 개별화 되는 현대 사회라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사회적 관계에서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거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삶이라면 분명 암담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일지라도 희망을 놓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가 사회적 어른이 아닐까 싶다.

 

몇 년 사이 이 사회를 지탱해 주었던 어른들이 짧은 삶을 마감하고 난 후 그 자리를 채우는 존재의 부재가 어쩌면 혼란스러운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것이 아닌가는 생각도 한다. 어른의 부재를 생각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의 법정스님이며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이 그렇다. 이 둘은 종교도 다르고 사는 모습도 달라도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을 향한 진정성은 많이도 닮아 보인다. 특히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던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은 종교를 떠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이 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을 다하면서도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열린 가슴으로 모두를 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2009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겨주는 일이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리운 사람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민주화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에 명동성당을 찾은 사람들을 지키며 한국 천주교의 상징으로 살았던 사람이다. 굳이 천주교라는 종교와 가까운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나름의 그리움을 간직한다.

 

이미 달라이 라마 111展 히말라야의 꿈, 한국의 얼 111展, 기억합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으로 사진 작업의 결과물로 사람들을 만나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경상의 ‘김수환 추기경 111展 : 서로 사랑하세요’는 20여 년 동안 김수환 추기경을 사진으로 담아온 결과물이며 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진에세이다. 이 에세이에 발간에 동참한 사람으로는 김명훈, 김병주, 박성도, 박찬현, 임연수, 조성범, 조이령, 주민아, 한정화, 허금행 등 10명의 필자다. 각기 김수환 추기경과의 소중한 인연을 담아 존재의 부재가 주는 그리움을 펼쳐 놓고 있다.

 

사진에세이집이기에 살아생전의 모습을 보는 양 생생함이 담겨 있다. 여섯 가지 주제로 묶여 있는 사진은 생가의 모습이나 당시 명동성당의 모습들과 신부로 살아온 삶 속에서 성스러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하늘로 부치는 우리 111인의 편지는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그리움의 압권이라 할만하다. 병환 중 문병 온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사로 사랑하세요’라고 하신 말씀이 이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져 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에게 주어진 시간은 각기 다르다. 짧기도 하고 때론 긴 시간을 보내지만 그 시간이 갖는 의미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시대의 어른, 정신적 지주로 살아오신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그리움은 다시 그런 존재의 부재를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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