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잡으면 따스하다
야마모토 카츠코 지음, 유가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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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안에서 누구도 혼자인 사람은 없다

세상살이에는 내 생각의 범주에서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 태어난 환경이 자라난 배경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자가 주목했던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 한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쩜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배경을 잊고 자신의 생각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옳다는 믿음을 은연중에 하면서 살아간다. 이런 차이가 사람관계를 비롯한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미처 생각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그런 세상살이 속에서 문득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흥분상태로 상대방에 대해 궁금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흥미로움의 근간에 무엇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기에 그런 흥미는 금방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다른 경험을 이상한 눈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들이 자신만의 생각의 범주에서 세상과 만나는 것이기에 그것대로 존중해야 공존과 소통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손을 맞잡으면 따스하다’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며 그곳 학생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얻은 저자 야마모토 가츠코의 자기 성찰기록으로 보인다. 세상과 쉽게 융합되지 못하던 지난 자신의 삶이 특수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갓코라는 이름으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나와는 다른 대상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던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기회를 맞아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은 개인에겐 혁명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와는 다른 대상은 꼭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의 이메일이나 혹은 책의 한 구절에서도 들녘에 피는 조그마한 꽃 한 송이를 무심코 바라보다가도 열린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스스로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아 모른 척 할 때가 많다.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자신이 알 수 없었던 문제에 해답을 찾아간다. 성경이나 반야심경 같은 종교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큰 스님을 만나 누구나 대답해 줄 수 있는 간단한 문제도 직접 물으며 풀리지 않은 문제에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그 해답을 스스로 납득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런 과정에서 얻는 저자의 결론은 자신을 포함한 우주를 관통하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라는 의문이었다. 저자가 찾는 그 무엇은 ‘태초는 하나이고 그 태초는 사랑으로 충만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공통점이 있기에 ‘우주와 손을 맞잡고, 모든 사람과 자연과 손을 맞잡고 모두 모여 하나의 생명을 살고 있는 것이다’가 가능해 지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저자가 ‘모든 일의 마지막은 다 행복이다’라고 강조하는 것은 그냥 따스한 말 한마디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과 이웃들과의 소통의 결과로 얻은 믿음에서 출발하기에 그 힘은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 모두는 어쩜 자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보니 바로 옆에서 살아가는 내 이웃의 존재도 바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이리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결코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라는 믿음으로 일상을 살아간다면 단절로부터 오는 외로움도 비로써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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