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철학하기

철학자의 말에는 생존의 힘이 있다 - 인생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니체와 칸트는 어떻게 대처할까? ㅣ 한 줄 클래식 2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황소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일상에서 철학하기

철학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인간의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철학이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유용한 지혜를 제시하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렵고 현학적인 말로 스스로를 무장하여 사람과 벽을 쌓고 있는 철학이 그 학문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고 때론 외면 받아온 이유가 또 그것이 아닌가도 싶다. 현대인들의 삶이 버거운 이유 중 하나가 사람에게서 출발한 학문이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며 이는 우리시대 인문학이 안고 있는 당면한 문제가 아닐까?

이를 극복하며 학문의 본질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일부 소장학자들에게서 보인다. 강단에서 한발 나아가 사람의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그들의 노력은 강연회나 좌담회, 책의 출간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점차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서로 호응하는 관계로 발전되고 있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발간한 책 ‘철학자의 말에는 생존의 힘이 있다’는 어쩜 그런 노력의 일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철학자의 말에는 생존의 힘이 있다’는 일본의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쓴 책으로 인간의 삶과 철학 사이에 다리를 놓고 있는 책으로 읽힌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며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 질문이 기존 철학이나 철학자들에게서 보였던 어렵고 현학적인 말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고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이야기들로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해 보이는 철학교양서다.

‘고통을 잘 삼켜야 인생이 즐거워진다’, ‘존재의 힘, ‘인간 지성’을 터득하라’, ‘나와 너, 그리고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 ‘잘 산다는 것은 조화롭게 산다는 것이다’등 총 4가지 주제를 17가지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소 버거워 보이는 이런 주제들을 쇼펜하우어, 하이데거, 니체, 비트겐슈타인 등의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거나 비유하여 일상인들이 주변에서 겪을만한 사건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질문을 이어간다. 저자의 질문은 그래서 어렵지 않고 그 질문을 통해 방법을 찾아가는 실마리를 찾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 책의 역자 황소연의 말대로‘아하, 이런 철학을 이야기하는구나!. 철학을 이렇게 써먹을 수 있겠나!’라는 매력으로 시작하여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 다만, 스스로 생각하고 진중하게 생각해 나가는 과정이 정답이다. 바로 그것이 철학자이자, 철학적 삶이다’라는 진리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질문에 몸소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바로 ‘인생의 벽에 부딛혔을 때,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힘을 주는 책’이라는 정의에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나 역자의 말처럼 삶에서 만나는 질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이 생각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순간순간의 깨달음으로 오늘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철학적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