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쉬운 사진 - 사진전문기자가 알려주는 ‘보여주고 싶은’ 사진 찍기
유창우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내 마음 내키는 장면을 그 순간에

한 장의 사진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 가록사진이나 전쟁사진 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젊은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의 사랑스런 마음이 담긴 사진은 그 아이가 성장하며 가족 간의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하며, 헤어진 연인과의 사진 또한 그렇다. 또한 풍경을 담은 사진은 단지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것뿐 만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지난날의 시간과 공간을 떠올리게 하며 나무나 꽃, 새 등을 담은 사진 역시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눈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나에게 사진은 대상을 보며 느꼈던 그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수시로 사진을 찍게 된다. 그런 나에게는 길모퉁이에 존재조차 희미하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밤하늘의 달, 등불과 같은 것이 주 대상이 된다. 하지만 나에겐 요즘 그 흔한 디지털카메라가 조차 없다. 늘 휴대하는 전화기가 카메라를 대신하고 있어 아쉬울 때가 많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속에 그려지는 대상을 담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대상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를 놓치지 않고 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나의 사진을 보며 주변 사람들은 값비싼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곤 하지만 내가 내 놓은 전화기 속의 앨범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찍을 수 있는가 하며 의아해 하곤 한다. 하지만, 사진을 공부한 적도 없고 값비싼 카메라도 없고 그렇다보니 당연히 카메라의 고급기능을 습득할 기회고 없었다. 그저 대상을 유심히 살피고 그 시간동안 마음을 사로잡는 그 무엇을 담는 것이 전부다.

 

유창우의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은 바로 그렇게 사진을 찍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문사 사진기자로 수많은 장면과 대상을 담아왔던 노하우를 살려 쉽게 그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노하우를 밝혀 놓고 있다. 초보자가 비싼 카메라를 구입하고 조작법을 다 익히기도 전에 열정이 식어버려 서랍 속에 묵혀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이 번쩍할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기술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놓치고 있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들만 하고 있어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를 정도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내용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어쩜 사진의 본질이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은 좋은 사진, 아름다운 사진의 조건을 쉽게 하면서도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물, 풍경, 정물 등의 사진을 찍기 위해 때론 기다리고, 때론 부지런해야하며, 적절한 때를 살펴 다가온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어 더 쉽게 다가온다. 또한 장소에 따라 자연의 빛과 인위적인 조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또한 계절의 특징을 담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것과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출사진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도 말해준다.

 

‘사람들은 커피잔을 찍으면서 잠시 어디엔가 걸터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한 박자 쉬어가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의 기억하고 싶어 하는구나’이 대목은 커피잔을 찍고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저자가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는 것을 밝히는 글이다. 아마 사람들이 찍는 다양한 사진 모두가 이런 마음이 아닐까싶다. 쉼, 추억, 공감, 소통의 소재로 사진이 활용되며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일반인도 쉽게 자신의 마음이 담긴 장면을 찍을 수 있게 된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멀리 덜어져 공부하고 있는 아이가 집에 오거나 문득 그 아이가 보고 싶을 때 사진첩을 꺼내 펼친다. 태어날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첩은 곧 아이와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리움이고 공감이며 소통이 되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사진이 그저 그런 사진이라면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감소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기에 이 책에서 전하고자하는 이야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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