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세상이다.

나무도, 산도, 들판도, 사람사는 마을도 온통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이하는 사람들 마음에 솜 이불이라도 덮어 주려고 하는 것일까? 밤 사이 소리없이 내린 눈은 그렇게 사람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파아란 하늘과 대비되는 눈쌓이 풍경이 더 없이 평화롭다.

 

      
   

잎을 떨구고 찬바람에 떨고 있던 앙상하던 가지에도, 사람들 추운날을 이기고 살아갈 양식을 길러주던 논에도 눈은 공평하게 내린다. 사람 역시 자연의 어느것과도 다름없는 일부임을 다시 실감한다.

 

지난 해 이사하고 두번째 맞이하는  시골집에도 겨울 자연이 주는 넉넉한 마음이 내려 앉았다. 여기 저기서 얻어온 꽃들로 가득했던 화단에 꽃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주인없는 마당을 지나간 발자국의 주인은 또 누구일까? 좀처럼 사귀기 힘든 이 마을 모든 집이 자기의 보금자리처럼 돌아다니는 고양이의 흔적일까? 깊게 파인 자욱에서 밤사이 내린 눈의 양을 짐작하게 한다. 집 주인도 살그머니 내 영역임을 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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