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중심이지요 - 감성멘토 허태수 삶과 의식의 철학적 고찰
허태수 지음 / 리즈앤북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어른의 존재가 필요한 사회

현대사회를 일컬어 어른이 없는 사회라고 한다. 온갖 사회문제가 난무하는 시기에 우뚝 선 어른의 존재가 있다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거나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에 의해 세상과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갖춰진 사람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사회적 사건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이해관계의 충돌로 야기되는 문제를 중재하고 보듬을 수 있다는 말과 다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는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일까? 몇 해 전 한 종교의 지도자가 열반하면서 많은 대중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낸 기억이 있다. 이렇듯 이 시대의 어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종교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의 틀에 억매이지 않고 보통의 사람들이 현실에 매어 살아가는 것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이지만 현실의 문제에 눈 돌리지 않고 함께 부딪치며 살아온 것이 대중 속에서 어른으로 생각되게 만들었다고 보인다.

 

오늘 접하는 이 책 사람이 중심이지요도 바로 그런 종교인이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모은 책이라고 한다. 저자 허태수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서울 청담동에서 젊은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일주일에 한번 30분씩 그렇게 만난 청담동월요예배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2년이라는 시간동안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물을 고스란히 담아 책으로 발간 한 것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모든 어른들이 그렇듯 저자 역시 자신이 가진 틀에 매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본다. 기독교 목사라는 직업이 주는 이미지에 국한되어 세상을 바라본다면 자칫 강요에 의한 설교로 비칠 수 있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따라가 보면 성경이나 하나님의 이야기를 벗어나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서 미래를 살아갈 빛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목사이기에 종교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지만 타 종교인이나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현실에서 오는 다양한 고통에 아파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대하는 목사 허태수의 진정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중심이지요이 책은 문학적 상상력과 사상의 지평, 과학적 논리로 신안 톺아보기, 역사속의 현실 현실속의 역사라는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주제마다 현실의 문제나 문학작품 속의 이야기, 역사 속 한 장면이나 사람들을 불러와 이야기를 전개하며 마지막으로 새김과 톺음이라는 부분을 마련하여 성경 속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여녀결하고 이야기의 결론에 이른다. 이 부분은 종교적 색체가 강하기에 기독교와 무관한 사람들이나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본문에서 충분히 이야기 되고 있기에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제도화된 이성이 혼돈混沌을 두려워하여 도망하고, 지성은 관성의 물에 빠져 눈을 감아 버렸으며, 영성은 뼈대만 남아 불감증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혼돈을 배우고 익히는 공부를 게을리 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요, 그 연유로 인해 누구도 스승이 아니며, 누구도 별로 태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춤추는 별로 태어나라는 이 책의 서문에서 영혼 속의 혼돈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가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에 대해 스스로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보인다. 사람이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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