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formation 女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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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의 전환으로 새로운 모습의 여성을 보다

계절이 바뀌면서 분명하게 달라지는 것이 하나 있다. 물론 자연이 변화해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변신만큼이나 놀라운 변화는 일시에 일어난다. 바로 여성의 옷차림이 그것이다. 어떻게 그리 일순간에 거의 모든 여성들이 한 결 같이 옷을 바꿔 입는 것일까? 여성들만의 유전자 속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여성의 옷차림뿐 아니라 여성에게는 알 수 없는 무엇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것을 보고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것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무엇이 이처럼 다른 차이를 보이게 만드는 것일까?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있다. 바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여성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시각과 분명하게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렇게 시각을 달리하는 것을 엑스포메이션(ex-formation)이러고 한다. 엑스포메이션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해서 알게 하는 것으로서의 소통의 방법이라고 한다. 여성을 대상으로 이렇게 알고 있는 것보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에 주목한다면 여성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 엑스포메이션 여(Ex-formation 女)는 일본의 무사시노 미술대학 기초디자인학과에서 매년 그해의 세미나생 전원이 주제를 정해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이렇게 진행된 그간의 결과들이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이 책은 2009년도에 ‘女(여)’를 공동연구 주제로 하여 하라 교수와 15명의 학생들의 공동연구의 성과로 발간된 책이다. 여(女)를 주제로 한 시각의 전화에서 오는 흥미로운 점이 책 속에 가득하다. 이 공동연구에서 여(女)를 바라보는 시각의 중심은 여(女)에 대해 몰랐는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여(女)가 갖는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 탐구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열다섯 사람의 다양한 시각으로 다시 표현된 여성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오카자키 유카(Yuka Okazaki)의 임산부와 야마다 안리(Anri Yamada)의 봉棒 인간(졸라맨) 그리고 고바야시 키요에(Kiyoe Kobayashi)의 여자의 무표정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임산부는 여성만이 갖는 특수한 장점이면서도 때론 피하고 싶은 여성의 조건이 되기도 하기에 모든 여성에게 임산부의 모습을 대입하여 이를 통해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시각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봉 인간은 언제가 보았던 인간에 대한 단순한 그래픽의 시도한 것과 비슷하여 친근함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서 한발 나아가 (사사키 유코 Yuko Sasaki)의 소녀와 여성에서는 여성 속에 존재하는 여성성의 발현이 어떻게 달리 나타나는지에 대해 알게 한다.

 

여성은 어쩜 같은 인간이면서도 남자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어 보인다. 여성을 규정하는 온갖 사회적 제도와 환경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지켜오는 것과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성 본연의 특성에 주목한다면 여성이 여성으로써 가지는 훌륭한 내면의 모습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는 여성에 국한된 시각이 아닐 것이다. 여성이 남성을 바라본다거나 남성 스스로 자신들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시각의 전환이 있다면 분명 동일한 결론에 이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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