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나를 위로하는 것은 나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살만큼 산 나이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거의 모든 세대들이 느끼는 세상살이에 대한 생각이다. 세상을 살아서 삶의 지혜를 얻었을만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고민에 쌓여 일상을 살아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의 존재에 관한 말로 사회적 동물이라고 규정하는 말이 있다. 사회적 동물이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숙명을 이르는 말이 된다. 나와 타자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회적 속성은 바로 사람을 규정하는 기본적인 의미가 된다.

 

사회적 관계를 떠나 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서는 먹고 사는 생존 이외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의 문제와 같은 무게로 때론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것이 이 관계로 부터 시작된다. ‘나’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삶의 문제는 나와 타자 그리고 이 양자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고 해결의 실마리 역시 그로부터 출발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여기에서 중심은 바로 ‘나’다. ‘나’가 어떤 상태로 존재하느냐가 문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해결하는 열쇠라는 것이다. 모든 철학적 사유는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된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세상 속의 ‘나’는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규정한다. 이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과정 속에서 좌절하고 갈등하기 마련이다. 이 책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는 바로 세상살이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시각을 정립하자고 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세상살이에서 오는 문제는 사랑, 일, 가족, 나, 변화, 욕망, 자유, 시간, 타자, 행복 등 열 가지다. 이 열 가지의 문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서로 작용과 반작용으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키워드로 저자는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철학이 모든 문제의 정답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재하면서도 철학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지는 못할지라도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에 철학은 사유의 틀로 작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유는 사람들이 가치 있는 삶을 살기위해 필요한 힘의 원천이다. 사유하지 않으면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도 해결방안에 대한 모색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야기 방식은 구체적 현안으로부터 출발한다.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던 문제나 전해오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에서 때론 지금 당장 눈을 돌려 주변을 보면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이 대해 철학자들의 주장과 결합시킨다. 플라톤, 스피노자, 루소, 헤겔, 니체, 푸코, 사르트르, 키르케고르, 공자, 주희 등 철학자들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장했던 사유의 결과와 지금 겪고 있는 개인이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 근본적 이유를 따져보는 것이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에서 보여주는 주목되는 시각은 과연 ‘나’라고 하는 존재가 이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살피는 부분이다. ‘나’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나를 넘어서 주인으로 등장했다. 그것은 ‘나’가 사라져 버렸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사회적 통념이나 규범, 관습 등에 의해 나는 사라지고 나라고 믿는 존재가 나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나를 찾을 때 비로써 나는 나로 존재할 수 있고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중심이 있는 ‘나’에 대한 깊은 성찰에 주목해야 한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우뚝 세우고 삶을 꾸려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 ‘나’를 둘러싼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 수많은 자기개발서 들이 난무하는 속에서도 문제는 늘 나와 함께한다. 보통의 자기개발서 들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원인에 도달하지 못한 방법들은 쓸모없는 말잔치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철학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할 것이다. 삶을 해설하는 미사여구로써의 철학이 아니라 구체적 삶의 모습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 철학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