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 이성적 친구 감성적 타인
정덕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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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친구, 감성적 타인

이웃나라 중국이 심상치 않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떨어트려놓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고대시대에는 대륙의 광활한 영토를 두고 다투기도 했지만 이후 거대 중국과 한국은 상호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여왔다. 일제 침략기에는 한국의 항일운동 중심지가 중국 땅에 있었고 현대에 들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의 대립 과정에 국교가 단절되기도 했다. 2012년은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교 20년을 맞는다.

 

그사이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묘한 흐름이 형성되었다. 한류의 출발점이 중국이었으며 한류는 이제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펴져나갔다. 국제정치에서 밀고 당기기는 외교관계에서 기본원칙일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더 확보하고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수용에서 일찍 성장한 한국의 기술적 우위가 있어 그동안 한중관계는 경제적 분야에서 양자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왔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이 사이에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는 자국의 이익을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대립관계를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 중국은 G2의 위치에 올랐다.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에 의해 부여된 지위다. 중국은 경제대국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이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여 이제는 경제대국으로도 굳건한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제대국 사이에 있는 한국의 미래는 그래서 더 불투명하게 되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강대국들의 각축전에 어떤 외교정책으로 살아남고 성장을 해가야 할지 남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지위를 갖는 나라가 중국이다. 경제적으로는 거대한 시장인 중국은 수출 위주의 정책이 중심이 되는 한국의 중요 교역국으로 이미 교역량에서 미국을 넘어섰다. 또한 정치적으로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정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날로 그 위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천안함 사건이후 중국의 시각은 불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더 가깝게 지내고 있어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한국정부로써 이 지점이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 역사적, 지리적, 경제적으로도 훨씬 가까운 사이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바로 이 시각에 주목하여 현재 중국의 시각을 드러내 놓고 있다. 한류 이후 반한감정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현상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등으로 일방적인 불편함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어 보이는 중국의 시각을 따라가 보자.

 

중국은 실사구시적 시각를 바탕으로 현 체제와 국정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중국만의 외교 전략은 아닐 것이다. 자주외교를 표방하는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실리를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외교를 보면 친 미국외교에 치중하고 있다고 보는 국내외적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동아시아 전진 캠프쯤으로 여긴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중국이 세계강대국으로 자리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도 한국과 중국, 한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중요한 사항이다. 중국의 속내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에 중요도를 높여 미국 일방도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는 것이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를 대표하는 말이다. 양국정부의 공식적 입장이 그것이라는 말이다. 애매하고 자의적인 해석이 충분히 가능한 이 말이 어쩌면 현실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적 이해관계에서는 이성적 친구로 서로의 이익을 지켜나가고 정치적 사안에서는 북한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 것이기에 양자를 저울질하며 친구와 타인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는 그 중심이동을 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세계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동양으로 중심이동은 세계판도를 바꾸는 것이기에 각국의 이해관계는 충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가야할지 방향을 이미 나왔다는 것이다. 저자가 중국의 본심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을 대하는 전략적 관점, 현실적 대처방안에 허술한 점이 있다고 본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자는 말이다.

 

중국과 한국, 양국은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필요는 자국의 이해요구에 따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충돌지점에서 우리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양국의 관계가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으로 충분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미래를 함께 열어갈 파트너, 동반자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깊이 있는 성찰을 불러오게 만드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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