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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평점 :
감성에서 출발하여 마음을 굳건히
감성이 살아 있어 세상을 보는 사람은 아프다. 수시로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아등바등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속내가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감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극히 조심스럽다. 물질적 가치가 중심에 서는 사회, 옆 사람이라도 밟고 올라가야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나보다 더 앞서가는 듯 보이며 이것으로부터 상처받고 힘을 잃어버리는 자존, 이 모든 것들에서 감성은 그 빛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감성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별종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성으로부터 출발하는 마음자리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금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연약한 마음으로 말이다. 수많은 사상가나 철학자들은 그 연약하게 보이는 사람의 마음에 주목한다. 세월을 살았던 대다수 사람들 역시 마음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상의 흔들림에서도 굳건한 마음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살아있는 전파를 쏟아 내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이외수다.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 이외수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이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혼란스러운 세상살이에도 이권다툼의 아수라장처럼 보이는 정치권에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직언을 쏟아낸다. 나라에 어른이 부재하여 누구를 따라 삶의 방향을 세워가야 할지 모르는 사회에 어른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외수가 전하는 외침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절대강자’에는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꿈꾸며 혼탁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성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마음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외수의 짧은 글과 적절하게 어울리는 정태련의 유물그림이 조화를 이룬다. 현대의 일상적인 삶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저자가 왜? 얼핏 생각하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지난 역사의 흔적인 유물과 관계를 맺어 이 책을 만들었을까? 수없는 세월을 말없이 이겨낸 유물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의 근본자리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그 자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다”라고 하는 저자의 주장이 힘을 얻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수없는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에 존재해야만 가치 있고 아름다운 유물이 되듯 지금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여, 이 둘은 묘하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유물이 세월을 이겨낸 것처럼 세상풍파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이야기일 것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외수의 글 역시 호불호가 함께한다. 이외수의 짧은 글들 속에는 늘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자 하는 마음이 스며들어 있다. 촌철살인, 해학, 우스게 소리까지 포함하는 글 속에는 세상풍파에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사람으로써의 자존과 다가올 미래가 희망이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어른이 부재한 사회는 길을 잃어버린 혼란함이 있다. 이외수가 굳건히 버티며 이 시대의 어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자 하는 독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