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대안은 없는 것일까?

트럭에 소를 실고 청와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의 정책에 항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또한 육우 송아지 가격이 마리당 1만원 그것도 폐기처분 가격이라고 한다. 사료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굶기거나 어쩔 수없이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화에 처한 현실에 대한 아우성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 한미 FTA 협상에 수많은 농민들이 반대의 입장을 표현한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토록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인 FTA를 정부는 왜 관철하려는 것일까? FTA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보장되기에 그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반대로 미국은 무엇 때문에 여러 나라들과 FTA채결을 하려는 것일까? FTA협상이 진행되는 나라간 진행상황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협상이 진행되는 양국 간 이해당사자들 모두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보인다. 이는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우선 이러한 주장을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잘사는 나라,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비롯되고 주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 잘사는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경제적 우위를 담보로 개발도상국이나 못사는 나라에게 강압적으로 관철시켜가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은 결국 자본주의 경제 원리에 의해 이윤의 추구와 직결되는 문제일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빈곤에서 벗어나거나 살고자 애쓰는 못사는 나라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하는 것이 그들의 벌리는 자유무역 정책의 핵심일 것이다.

 

바로 이런 세계적인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국제간에 벌어지며 잘사는 나라가 강요하고 있는‘자유무역정책’이 의미하는 본질과 현재 진행되는 실상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잘사는 나라들이 자유무역을 강요하는 저변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경제성장을 이뤄냈던 다양한 나라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지금 잘살고 있는 나라 대부분이 지난 시간에 자유무역과는 반대의 정책을 실시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보호무역이나 자유무역 등 정책들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자유무역, 경제개방, 공기업의 민영화, 지적재산권, 외국인 투자유치 등에서 저자 장하준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일정한 방향을 보인다. 바로 못사는 나라, 개발도상국들이 보다 잘 살기위해서 실시해야할 정책이 어떤 것에 주목해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대처해야할 국제적인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주요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지칭하는 나라들은 이른바 잘사는 나라의 대표 격인 미국, 영국 등의 나라들이다. 이들이 차지한 국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WTO, IMF 등 국제기구를 움직이며 이들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론경제학이 주는 이해하기 어려움이 없이 현실 경제나 국가 간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나 국제문제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더 가치 있게 다가온다. 정하준의 재치 있는 미래를 예측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라도 피해만하는 가상의 현실이다.

 

장하준은 불투명한 국제관계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힘으로 몰아붙이며 개발도상국들의 희망을 빼앗는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도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가 희망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양자가 두루 살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면 생각을 바꿀 수 있고 이렇게 바뀐 생각은 희망을 내다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잘사는 나라, 강대국에 힘으로 밀리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밝은 전망을 내다볼 수 없다. 힘 있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끊임없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줏대 없는 국내 정책입안자들은 이를 따라가는 것이 마치 애국자인 양 행세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은 장하준의 이야기를 빌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었던 지난 우리의 경험을 깊이 성찰한다면 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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