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밑에 지혜의 등불을 밝혀라 - 성 초월로 가는 이야기
천명일 지음 / 지혜의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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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본능에 대한 고찰

2011년 12월 12일, 고등학생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화장실 청소를 하는 여학생을 성폭행 했다는 뉴스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나 하는 개탄의 소리가 많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도대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도덕성이나 사회적 규범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한 개인의 탈선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만연해 있는 성폭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진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인간의 기본 욕구 라고 하는 식욕, 수면욕, 성욕 등은 생존과 관련되어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가 사회적 조건과 환경에 의해 변화를 거치면서 왜곡되어 왔다는 점 또한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산업자본주의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정신적 산물 보다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사회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기본 욕구는 자본이라는 괴물과 결합되어 그 왜곡의 강도를 높여왔다. 우리가 살아갈 사회는 앞으로도 이런 물질적인 풍요를 벗어난 삶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길은 요원한 문제로 남게 되는 것일까?

 

‘배꼽밑에 지혜의 등불을 밝혀라’는 인간의 기본 욕구가 되는 성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 해결을 찾아 나선다. 이 책의 저자는 성이 가지는 근본적인 속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항상 미워하고 사랑하는 상호작용을 일으킨다고 본다. 즉,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가 바로 성의 속성 때문이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이 성에서 자유로울 때 인간의 근본적 고뇌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근원적인 이해를 전재로 우주와 인간이 생성된 근원을 찾아간다. 초신성의 폭발과 같은 우주의 팽창이론이나 종교에서 말하는 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저자의 기본적 시각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우주론과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고 있어 보인다. 이로부터 인간이 태어나고 근본적으로 성에 대해 종속되어온 역사를 밝히며 인간과 성 본능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고 있다. 성의 속성에 매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래 모습을 도출하여 이를 극복해 갈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명상법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명상은 관심법으로 모아진다. 성의 본능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무심히 그것을 바라보고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의 동요를 잠재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몸의 올바른 자세를 이야기한다. 흔히 불가에서 참선하는 자세와 동일한 자세를 취해 몸과 마음을 긴장시키고 때론 호흡을 가다듬어 차츰 차츰 성 본능을 잊어가야 한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근본적인 고뇌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가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성폭력 등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성에 대한 생각의 차이부터 성의 본능을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깨달음의 길에 서서 수행해가는 수행자들이라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사항이 될 테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시각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배꼽밑에 지혜의 등불을 밝혀라'는 어쩌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일반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 책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성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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