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론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33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사지원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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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라보는 쇼펜하우어의 시각
좀처럼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인류의 철학사나 사상사의 모든 결과물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데 그 사색의 결과는 어디로 갔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에 남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수천 년 전을 살았던 사람들의 고민이나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변한 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흔히들 염세주의자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고의 구체적 내용을 알기 전에 우선 그를 분류하는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된 것이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를 대표하는 염세주의는 무엇일까? 염세주의는 비관주의 또는 페시미즘(pessimism)이라고도 하며, 세계는 원래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찬 것으로서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고의 핵심이 무엇일까 하는 점에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1788년 폴란드의 사업가인 아버지와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당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이를 바탕으로 평생 철학과 저술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자연과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가 활동하던 시기는 헤겔을 중심으로 하는 독일 관념론이 철학적 사주로 맹위를 떨치던 19세기 초반이었다. 칸트의 인식론과 플라톤의 이데아론, 인도 베단타 철학의 범신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독창적이었으며, 니체를 거쳐 생의 철학, 실존철학, 인간학 등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저서로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9년), ‘인생을 생각한다’(1851년), ‘의지의 자유에 대하여’, ‘독일 철학에 있어서의 우상 파괴’ 등이 있다. 

염세주의자라는 시각으로 쇼펜하우어를 본다면 어떨까?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어 있다. 자아, 처세, 나이 등을 통해 자아를 이야기하는 ‘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과 철학, 법과 정치, 죽음, 삶의 허무, 고뇌, 자살, 학자, 사색, 독서, 여성, 교육 등에 대한 철학적 사색의 결과를 담은 ‘철학적 소고’가 그것이다. 

염세주의를 세계는 원래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찬 것으로서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라 하기에 이 책 ‘쇼펜하우어 인생론’에서 느껴지는 색채는 그런 염세주의의 특유의 느낌과 더불어 그와는 상반되는 색채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의 삶에 대해 좌절이나 허무감을 대신하여 삶은 살아갈만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쇼펜하우어가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자신의 내부의 힘을 믿고 그 힘에 의거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질적인 조건이나 사회적 환경에 매몰되어 자신의 내적 힘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때 행복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동양 철학의 핵심적인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라 친근함마저 든다.  

하지만, 철학적 소고에 담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대단히 무겁다. 사회나 사람들의 삶을 살필 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 부분이 함께 존재하는데 쇼펜하우어는 부정적 측면을 보다 강조하며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그의 글은 대단히 부정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직 하나인 삶을 깨달아 인생의 참된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한 성찰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이 ‘쇼펜하우어 인생론’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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