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역사 고구려, 다시 출발이다
문학작품을 통해 역사를 본다는 것은 대부분 인물중심이다. 한 인물이 몸으로 써내려온 삶의 모든 것을 통틀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흐름을 집중시키기엔 그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인물 중심의 역사 그것도 한 나라의 권력의 최정상에 있는 왕을 그려나가는 이야기는 한 나라의 운명과 더불어 당시 국제정세를 포함한 시대정신을 읽기에 어쩌면 가장 적절한 방법일 수도 있다. 하여, 많은 작가들이 영웅을 중심으로 한 역사소설을 발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 역시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왕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고구려의 상황과 국제정치정세를 바탕으로 이들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통해 고구려라는 제국의 역사를 살피는 것이다. 이는 역사를 전공한 전문가나 학자의 관심사와는 조금 다른 맥락을 보여주고 흥미로운 사건의 전개를 이야기하기에 독자들의 공감을 받는 것이 아닐까? 

이제 고구려 미천왕의 숙원사업이었던 낙랑 땅의 회복에 초점이 맞춰진 ‘고구려 3 : 낙랑축출’에서 한 나라를 이끈 왕이며 시대를 선도한 영웅의 진면목을 살필 기회가 될 것이다. 을불이 왕에 오른 후 낙랑과의 전쟁을 위해 일성을 토할 때 이를 저지하며 창조리는 10년 이내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절치부심, 왕 을불은 낙랑태수 최비에 견주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10여년이 흐른 뒤 벼루고 있던 낙랑 회복의 진군을 선언한다. 백성을 아끼고 선왕들의 미완성 과업을 달성하며 이민족의 지배하에 목숨을 연명하던 고구려 백성의 한을 풀기위한 미천왕의 뜻을 펼치는 것이다. 

진의 혼란과 낙랑, 선비족의 진출, 고구려는 서로 국경을 맞대고 대륙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시종일관 견지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운명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고구려의 미천왕이 보여주는 권력의 진정성이 그것일 것이다. 또한 대륙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이야기에서 백제의 존재는 무엇일까? 미천왕에서 출발하여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까지 이어지는 작가의 고구려 이야기에서 백제의 비중을 기대해 본다. 

고구려군의 중무장 철기군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한 낙랑의 군사 앞에 허물어지던 군사들은 창조리와 아달휼 계책 그리고 고노자 대장군의 마음이 더해져 낙랑성을 점령하기에 이른다. 중원을 손아귀에 쥐고 대륙의 통일을 꿈꾸던 낙랑태수 최비는 물랐던 것이다. 권력의 힘의 원천이 무엇이고 권력은 무엇에 부응해야 하는지, 모든 권력의 바탕과 목적은 백성에게 있다는 것 말이다. 낙랑성을 회복하고 강한 고구려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마음을 다지는 미천왕을 바라보는 선비족 모용외의 재사 원목중걸의 시선은 이후 그려질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 김진명의 바람은 이뤄질까? 독자의 한사람으로 ‘우리 역사 고구려’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역사소설 ‘고구려’의 집필의도가 작가의 의도대로 이뤄지길 바란다. 하지만 문학작품이 대중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다양한 조건들과 부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작품이 대중과 만나는 시대의 정치상황이나 대중들 주된 관심의 흐름이 부합될 때에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 작품의 힘은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진정성을 가진 작은 출발이 질문으로 돌아와 스스로에게 묻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출발일 것이다. 이 작품 고구려가 그 시작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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